<사설> "인터넷 주소" 관리체제 개선

 오는 4월부터는 인터넷 주소(도메인 네임)의 등록을 유료화, 개인들도 인터넷 주소(pe.kr)를 보유할 수 있게 하고 법인(사업체)들에 대해서는 복수의 인터넷 주소를 허용하는 등 인터넷 주소의 관리업무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그동안 법인에 대한 인터넷 주소 등록시 상호 및 상표등록증을 제시토록 하는 등 인터넷 주소 발급을 처음부터 제한해온 폐쇄적인 관리체제를 이제는 개방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차원에서 그 성과가 크게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또 인터넷 주소 관리기능을 민간기관으로 이양키로 하고 새로 발족할 민간 인터넷 주소 관리기관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주소 등록을 유료화하기로 했는데, 이는 앞으로 폭주할 인터넷 주소 관리업무의 개선과 함께 인터넷 주소 사재기(스쿼팅)를 막고 분쟁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연간 1만∼3만원의 등록비 징수로 인터넷 주소 사재기를 막고 이로 인한 분쟁을 사전에 줄이는 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그보다는 앞으로 법인들의 복수주소가 허용되고 개인들까지 인터넷 주소를 갖게 될 경우 인터넷 주소 사재기나 분쟁은 오히려 더욱 늘어나고 대형화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전산원·정보통신정책연구원·특허청·서울대 등 관련 전문가들이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인터넷 주소 분쟁 해결책 마련을 위해 이달중 분쟁연구그룹(DWG:Dispute Working Group)을 결성, 인터넷 주소 분쟁의 처리원칙 및 지침을 제정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서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인터넷 주소가 단순히 인터넷에서 컴퓨터의 주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상표권·특허권 등 재산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인터넷 주소 분쟁은 곧 국제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최근 들어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인터넷 주소가 곧 전자상거래 추진기업의 홍보·마케팅·영업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됨으로써 이를 둘러싼 분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인터넷은 국경을 초월하는 전자상거래 환경의 기반이다. 정부나 관련 전문가들이 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주소 분쟁 해결 지침이나 분쟁 해결 기구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실효성면에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인터넷 주소 분쟁하면 대부분 법률해석 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터넷 주소를 누구나 갖게 하면서도 어떻게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 나가느냐 하는 것인데 실효성 확보를 위한 대책강구에 빈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터넷 주소와 관련된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 정보통신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정보통신부를 비롯하여 지적재산권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부, 특허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특허청 등 관련부처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있어야 한다.

 현재 인터넷 주소의 분쟁 대책 마련에서 정부 부처나 기관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문제는 어느 특정 부처나 기관의 독단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분쟁 대책 마련을 위해선 관련부처나 기관이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인터넷과 관련한 각종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전문가들도 태부족이다. 때문에 전세계 동향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전문가를 양성하고 해외동향을 체크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과 국가의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사전에 완벽한 인터넷 주소 분쟁 대책 마련에 관련부처나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은 물론 국민도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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