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LG반도체 측 고용보장 및 정신적 위로금에 대한 노사간 쟁점사항들이 모두 타결됨에 따라 10일로 예정된 LG와 현대의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반도체 빅딜의 주요 쟁점들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는 데다 현대와 LG 측도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끝낸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양사의 빅딜 협상은 급류를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대와 LG는 최근의 고용보장 및 빅딜 위로금 문제와 별도로 각각 메릴린치와 골드먼 삭스 및 리먼 브러더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주식 인수 및 회사 합병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벌여 왔다.
이런 가운데 현대와 LG 측이 그동안 물밑 협상을 통해 최근 주식 인수 가격의 차이를 1조원내로 좁혔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빅딜 협상의 조기 타결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 측 한 관계자도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 LG그룹 측 협상 상대인 구조조정본부 측과 양수도 계약 체결을 위한 연속 회의를 벌이고 있으며 늦어도 설연휴가 시작되는 이번 주 내에는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합의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조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LG 측도 『이제 회사 내부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만큼 홀가분한 마음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으며 따라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제의라면 우리 측도 협상을 지연시킬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혀 향후 협상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현대와 LG 측이 주장하고 있는 주식 인수 가격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설연휴 이전에 양수도 계약 체결 상황까지 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는 현재 주가총액에 약간의 프리미엄을 얹어 2조원 가량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LG는 현재 국내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래기업 가치와 해외 반도체업체의 주가변동 등을 고려해 5조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측의 가격차가 무려 3조원이 넘는 상황이고 더욱이 LG측이 IMF체제,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어 현재의 주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 측 또한 『현재 소문으로 거론되고 2조∼3조원 대의 인수 가격은 전혀 근거없는 수치들이며 LG반도체의 주식은 LG그룹만이 아니라 일반 주주들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LG 측에 과다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혀 향후 협상에 난관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고용보장 합의에 이어 LG 측 노사가 빅딜 위로금 지급 문제까지 합의한 마당에 양사가 인수 가격 문제만으로 계속 빅딜 타결을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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