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반의 멀티미디어 디지털콘텐츠와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터넷 단말기를 21세기 주력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미디어서비스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서병문 상무(52)는 21세기 유망분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삼성그룹 비서실에 몸 담고 있던 시절부터 삼성영상사업단·캐치원 등 방송·영상 전문회사를 속속 설립하고 개인휴대통신(PCS)과 부산 시내전화 등 신규 통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면서 쌓아온 경험에 비춰볼 때 디지털 콘텐츠사업의 전망에 대해 확실한 감을 잡았기 때문이다.
서 상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통신 인프라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결합시킨 종합 미디어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미디어서비스사업팀 발족을 주도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새한정보시스템이 세계 최초의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기기인 MP맨을 개발하던 97년부터 지금의 MP3플레이어와 유사한 일명 「인터넷 워크맨」으로 불리는 휴대형 인터넷 단말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시장조사와 함께 기반기술을 확보하는 등 물밑작업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대기업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 탓에 시장진출을 주저하던 삼성전자 미디어서비스팀은 서 상무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을 통해 MP3음악파일을 포함한 각종 멀티미디어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AOD사업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AOD사업을 시작하려면 디지털 콘텐츠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복제방지시스템과 이를 운용할 수 있는 휴대형 플레이어를 우선 보급시켜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복제방지시스템인 「시큐맥스」를 개발해 음반업체들과 통신서비스업체들을 대상으로 홍보 및 보급에 주력하는 한편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MP3플레이어인 「옙(Yepp)」을 개발해 시판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결국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사전 포석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시큐맥스가 세계적 표준기술로 채택될 수 있도록 이달부터 공식일정에 들어가는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 산업표준화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SDMI는 MP3 음악파일에 맞설 새로운 디지털 음악파일 방식을 제정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으로 이곳에는 세계적인 음반사들과 마이크로소프트·IBM·소니·AT&T 등 정보통신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상태다.
『시큐맥스가 세계적 표준기술로 채택되기 위해선 먼저 국내에서 표준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네티즌들과 경쟁업체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음반사들과 함께 시큐맥스를 도입한 AOD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 서 상무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시큐맥스의 세계적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오는 3월부터 MP3플레이어 3개 모델을 앞세워 내수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삼성이 출시할 「옙」은 자체 개발한 녹음 스테이션을 통해 PC를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CD플레이어나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곧바로 MP3 음악파일로 녹음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을 갖고 있어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을 것으로 서 상무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MP3플레이어 대중화의 원년으로 올 크리스마스 특수를 선점하는 업체가 향후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봅니다.』 서 상무는 AOD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MP3플레이어사업을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전자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개발과 함께 MP3플레이어를 대체할 새로운 인터넷 단말기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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