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국내 소프트웨어(SW) 벤처창업의 요람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입주사들의 불만을 크게 사고 있다. SW진흥원이 입주벤처사들의 편의를 고려하기보다는 행정편의주의 식으로 일을 처리함으로써 입주사들이 반발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우체국 창업지원실의 임대료 파동은 대표적인 사례. SW진흥원 소속 우체국 창업지원실에 입주한 입주업체들은 진흥원이 당초 약속한 것보다 3배 가까이 비싼 임대료를 받아 왔다며 최근 국회나 청와대·정통부 등에 개별적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우체국 창업지원실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SW진흥원은 입주당시 월간 평당 2만3천원의 임대료를 약속했으나 입주 후에는 6만3천원을 받아왔으며 그것도 1년치를 선불로 납부할 것을 요구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또 우체국 창업지원실의 경우 화장실·복도 등 공유면적을 뺀 전용면적이 매우 적어 분양면적이 거의 실평수에 해당하는 강남·서초지원센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강남의 요지에 있는 강남지원센터나 서초지원센터는 우체국 창업지원실보다 훨씬 좋은 입지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평당 3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이에따라 최근 SW진흥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일부 업체는 그동안 이미 납부한 비용도 돌려받아야 한다며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우체국 창업지원실 입주업체들은 이와 관련, 『현재 우체국 임대료는 주위의 건물임대료보다도 높고 시설도 미비해 사실상 진흥원이 임대사업을 해온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 『이 문제는 다음에 입주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우체국 창업지원실에 입주한 업체는 진흥원이 운영하는 전체 창업지원실 입주업체의 4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실 사용에 대한 엄격한 규정은 SW진흥원의 관료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입주업체들은 말하고 있다. 현재 입주사 직원들이 자료실에서 책을 빌려보기 위해서는 각 개인별로 재직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반명함판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서류를 제출하면 진흥원은 개인별로 대출카드를 발급해 주고 한번에 2권에 한해 책을 대출해 주고 있으며 더구나 잡지는 아예 대출이 안되고 있다는 것.
입주사들은 직원 명단을 미리 알려주고, 회사마다 1개의 대출카드를 발급해 간단한 신원확인 절차만 거치면 됐지, 왜 개인별로 모두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복사도 1인당 30매에 한정하고 있어 그 이상의 양을 복사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바꿔가며 복사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는 게 입주사들의 설명이다.
입주사들은 이와함께 지난해 10월경 설치한 카드키가 테스트중이라는 해명과 함께 3개월이나 가동이 안되는 것도 늑장행정의 한 단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W진흥원은 우체국 창업지원실 임대료 문제와 관련, SW개발촉진법 시행령이 지난해말 개정돼 국유재산을 창업지원사업에 무상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상태로, 현재 후속조치를 마련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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