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IMF 환란조사 특위」는 23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속개, 정보통신부의 보고를 듣고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정치권 개입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특위위원들은 이날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을 상대로 △PCS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김영삼 전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개입의혹 △비장비 제조업체인 한솔의 PCS사업 진출배경 △기간통신사업자의 허가신청 요령변경 △LG의 PCS사업권 자격 △김기섭 전안기부차장의 현철씨 비자금 관리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자민련 이건개 의원은 질의에서 『PCS사업자 선정당시 정보통신부는 선정방식의 변경을 통해 삼성·현대·대우·LG 등 다른 통신장비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열세에 있던 비장비 제조업체인 한솔에 유리하게 해주었다』고 추궁했다.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은 『이석채 전장관은 96년 6월3일 청문심사 첫날 심사위원들에게 「경제력 집중과 기업의 도덕성 문제를 중점 심사하라」는 지침을 준 뒤 이튿날 통신위원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은 채 「전·무(All or Nothing) 배점방식으로 도덕성을 평가할 것」을 당시 이계철 차관에게 지시하는 등 특정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심사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이어 LG의 PCS사업권 자격과 관련해 『정보통신부는 96년 1월 데이콤의 주식지분을 조사해 「데이콤과 신규 통신사업을 노리는 업체를 가려내겠다」고 공언했으며 공정위와 증감원은 정보통신부에 보낸 자료에서 데이콤 지분관련 자료를 보유하지 않아 파악할 수 없다고 답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석채 전장관은 관계기관에 확인을 한 결과 LG가 데이콤의 최대주주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 의도를 물었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은 『PCS사업자 선정은 과거정권이 직접 개입한 전형으로 이석채 전장관이 선정기준·심사기준 등을 임의로 변경하여 특정업체가 선정되도록 유도했고 실국장들은 특정업체에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금품을 수수하는 등 사업자 선정과정에 권력과 정부가 총체적으로 개입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답변에 나선 남궁 장관은 『심사기준을 바꾼 것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솔과 LG에 허가를 준 것은 특혜』라고 대답했다.
또 남궁 장관은 『국회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PCS사업 허가 의혹의 중심에는 이석채 전장관이 있는 것이 분명하고 이 전장관의 앞에는 정보통신부 공무원들이 있었지만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특위는 다음달 5일 정장호 전 LG텔레콤 대표와 조동만 한솔그룹 정보통신담당 부회장 등 증인과 참고인을 소환, PCS사업 허가의혹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작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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