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반도체업체들 "공격 경영"

 최근 환율·금리 등이 제자리를 찾아감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에 진출한 해외 반도체업체들이 매출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특히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 등 구조조정에 따른 대형 악재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 반도체업체들이 이처럼 매출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국내 전자산업이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대부분의 해외 반도체업체들이 지난해보다 10∼20% 늘어난 매출목표를 수립했으며 일부업체는 50% 이상으로 늘려잡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TI코리아(대표 손영석)는 올해 전년에 비해 15% 이상 늘어난 3억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할 계획이다.

 TI코리아는 올해 국내 반도체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5∼10% 정도의 소폭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TI의 주력제품인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와 비대칭디지털가입자라인(ADSL) 등 통신제품, 그리고 LCD관련 제품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 국내 성장률보다 5% 이상 높은 매출목표를 수립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지사(대표 이영수)는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2억달러로 책정,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본사가 지난해 어댑텍의 주변기기 부품사업을 인수하고 그동안 국내업체와 상담해온 HDD나 단말기용 보코더 IC 등이 올해부터 본격 채용되는 등 매출확대 요인이 풍부해 이같은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35% 가까이 매출이 감소한 모토롤러의 반도체사업부(대표 손인수)도 올해 20∼30% 정도의 매출을 확대해 지난 97년의 매출수준으로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손인수 상무는 『올해 CDMA관련 MSM 및 BBA 등 핵심칩과 RF부품, 그리고 모토롤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임베디드 솔루션으로 마케팅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도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난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수립했다. 인텔코리아의 정용환 사장은 올해 국내 PC업체의 내수 생산이 20% 정도 늘어나고 수출물량도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CPU업체인 AMD코리아(대표 주재량)는 올해 국내 PC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려잡는 등 가장 공격적인 매출계획을 수립했으며 내셔널세미컨덕터코리아(대표 이재부)도 자회사인 사이릭스의 CPU사업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난 1억5천만달러의 매출목표를 수립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해외 반도체업체들 가운데 매출이 늘어난 업체는 인텔·퀄컴·TI·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30%가 넘는 매출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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