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경기 순환 주기 "크리스탈 사이클" 무너지나

 「크리스털 사이클」이 무너질 것인가.

 크리스털 사이클이란 메모리반도체의 경기가 4년을 주기로 순환하는 현상을 빗댄 「실리콘 사이클」에서 유래된 것으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경기주기를 설명하는 용어. 지난 95년 1차 불황 이후 크리스털 사이클은 TFT LCD의 경기주기를 설명하는 용어로 정착됐다.

 크리스털 사이클의 주기는 통상적으로 메모리반도체의 주기보다 짧은 12∼15개월인데 올들어 TFT LCD의 대화면화가 급진전되면서 이같은 주기가 깨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난 97년에 불어닥친 2차 불황이 서서히 끝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오래 지속돼 크리스털 주기를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기존의 12인치에서 13인치·14인치·15인치·17인치 등 대화면화가 동시에 이뤄진데다 일본과 우리나라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면서 공급능력이 크게 떨어져 TFT LCD의 공급부족 현상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98년 3·4분기부터 시작되어 내년 한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5년 데스크톱의 가격경쟁으로 인한 노트북PC시장의 정체와 STN시장의 추월로 시작된 1차 불황이 해소된 이유가 패널의 대형화에 따른 생산성의 저하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에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96년의 경우 업체들의 TFT LCD 생산라인이 주로 3백70×4백70㎜급으로 10.4인치 4장을 생산할 수 있지만 시장의 주류로 등장한 11.3인치를 2장밖에 얻을 수 없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절반으로 떨어져 1차 불황이 해소되고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13.3인치 이상 대화면 비중이 97년 5%에서 98년에 35%로 확대되면서 기존 생산설비의 생산물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울러 STN은 지난 97년 전체 시장의 40%를 점유했으나 TFT LCD의 가격폭락으로 98년에 25%선으로 하락한 반면 TFT LCD의 비중이 75%로 높아지고 있는 등 TFT LCD시장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는 점이다.

 이처럼 TFT LCD시장이 살아나면서 폭락세를 거듭했던 가격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찾아 97년 10월 4백50달러였던 12.1인치 TFT LCD의 가격은 98년 2·4분기 2백3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4분기에는 2백60달러로 회복되고 있으며 6백50달러였던 13.3인치도 98년 2·4분기 3백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4분기에 3백80달러까지 오르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보면 내년에 STN의 비중은 20% 이하로 축소되면서 TFT LCD시장은 80% 이상으로 성장하며 13.3인치 이상 대화면도 전체 시장의 6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공급부족 현상은 상대적으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본 및 한국 업체들의 대대적인 설비투자는 내년에도 계획돼 있지 않으며 현재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도 빨라야 99년말 이후에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크리스털 주기는 통상 주기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