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램.홀가공 등 PCB 외주가공사업 "활황"

 매스램·홀 가공을 비롯한 인쇄회로기판(PCB) 외주가공 사업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주문물량이 늘기 시작한 PCB 외주가공 사업은 연말 들어 거의 모든 업체들이 생산설비를 풀가동하고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는 게 외주가공 업체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외주가공 물량이 폭주하자 일부 매스램 및 홀 가공업체는 신정 연휴 기간에도 정상조업을 통해 수주물량을 처리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등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PCB 외주가공 사업이 활황을 보이는 까닭은 3대 핵심 PCB 품목인 BGA·빌드업·램모듈 기판 수요가 최근 들어 크게 늘어 이를 생산하는 주요 PCB업체들이 자체 생산설비로는 도저히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BGA 기판 수요의 폭발적 증가는 삼성전기·LG전자 등 BGA 기판업체들이 기존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중간생산공정인 매스램과 홀 가공을 외주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BGA 기판은 공정 특성상 외주 처리가 불가능한데다 최근 들어 물량 자체가 폭주해 이들 업체는 매스램 및 홀 가공장비를 BGA 기판 생산에 모두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와 LG전자는 일반 MLB용 매스램과 홀 가공공정을 거의 전량 외주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기존 MLB에 비해 생산공정이 3배 이상 복잡한 빌드업 기판 및 메모리반도체의 계절적 특수에 힘입은 램모듈 기판의 폭발적 수요 증가까지 겹쳐 대덕전자·삼성전기·이수전자 등 대형 PCB업체들을 생산설비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공정을 외주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매스램업체인 (주)두산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체 매스램 생산능력(월 4만5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월 1만5천㎡ 내외의 주문을 받았으나 지난달에는 월 4만㎡를 상회, 이제는 거의 생산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무호 대일매스램 사장은 『최근 들어 주요 MLB업체로부터의 주문이 쇄도해 매스램의 경우 90%, 홀 가공의 경우 1백%의 조업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내년초까지 홀 가공능력을 현재보다 2배 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외주가공 물량이 넘쳐나자 중소 PCB업체들은 외주가공 업체를 찾지 못해 수주한 PCB를 생산하지 못하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는 것.

 안산공단내 중소 PCB업체의 사장은 『외주가공 업체들이 결제조건이 양호하고 물량 규모가 큰 대형 PCB업체의 주문을 선호, 소형 PCB업체들은 홀 가공업체를 찾느라 밤을 새는 경우도 있다』면서 때아닌 외주가공 물량 폭주로 소형 PCB업체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형 PCB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PCB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설비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 외주가공 물량은 당분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차제에 국내 PCB업체들도 드릴·매스램 등 PCB공정별 외주가공 전문업체의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