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신규여신 중단"

 반도체 통합법인 협상과 관련해 LG반도체가 평가기관인 아서 D 리틀(ADL)에 대한 법적 제소를 준비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LG와 현대그룹의 채권은행들이 LG반도체에 대한 여신규제를 결의, LG 측의 다음 대응이 주목된다.

 외환·상업·조흥은행 등 양 그룹의 채권은행들은 28일 오후 3시 퇴계로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채권은행협의회를 열어 반도체 빅딜 지연에 대한 귀책사유가 전적으로 LG 측에 있다고 판정, 당장 LG반도체에 대한 신규여신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LG반도체에 대한 금융제재는 국내 금융사상 최초의 재벌에 대한 공동 금융제재로 LG반도체는 사실상 앞으로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됐다.

 채권은행들은 또 양사의 통합협상 진척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만기가 도래한 여신을 회수키로 하는 등 LG반도체에 대한 금융제재 강도를 높여가기로 했다.

 당초 금융제재 방안으로 신규 여신 중단과 함께 기존 여신 회수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에 협상의 여지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신규여신중단 조치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빅딜을 둘러싼 정부와 LG그룹, ADL사 간의 마찰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 회의에 앞서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당사자들끼리 합의하고 정부와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한 사항은 일관성과 신뢰성을 위해 지켜져야 한다』며 『약속 이탈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강 수석은 또 『빅딜이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신규여신을 중단하고 만기도래한 자금을 상환받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채권단 회의 결과에 대해 LG반도체는 『LG반도체가 제기한 ADL평가의 부당성과 편파성에 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27일 밝힌 대로 ADL에 대한 법적 소송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불복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편 LG반도체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지급보증 등을 포함한 총여신은 28일 현재 7조4천8백억원이며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은 4조2천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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