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신유통정책
IMF 이후 소프트웨어(SW) 유통업계의 불황이 깊어지자 지난 4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재민)가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유통업체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유통정책을 발표했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SW 유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였다.
MS가 발표한 새로운 유통전략은 SW가 소비자의 손에 전해지기까지 3, 4단계를 거쳐야만 했던 기존 유통구조를 총판과 리셀러 등 2단계로 축소하는 한편 총판은 리셀러만을 관리하고 리셀러는 판매를 전담하도록 해 역할분담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신유통정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존의 유통구조는 복잡한 다단계 형태였을 뿐만 아니라 총판이 직접 판매기능을 수행하면서 매출증대를 위해 가격, 물량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과당경쟁 구조였다.
과당경쟁에 따른 마진감소는 유통업체 부실화를 초래했고 여기에 IMF 한파가 겹치면서 국내 SW 유통업계는 고사위기에 내몰렸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MS는 연초부터 학계 유통전문가를 동원해 컨설팅을 받아왔으며 유통개혁안을 3월말에 확정, 7월 초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등 유통체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실 MS가 채택한 신유통정책은 3년 전 한글과컴퓨터가 유통법인인 한컴서비스를 설립하며 도입한 신유통정책과 매우 닮았다. 이처럼 국내 SW 업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한글과컴퓨터와 MS가 유통단계를 축소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차례로 도입함으로써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유통업계의 우려섞인 전망과는 달리 우리 SW 유통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우선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SW 가격구조가 안정됐다는 점이다.
과거의 경우 공급사가 총판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등 강매현상은 사라졌고 총판사가 수요를 예측해 공급물량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체계가 정착되면서 시장 유통가격 역시 안정됐다.
즉 한 총판사가 다른 총판사에 비해 더 많은 대리점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유통가격을 덤핑가격으로 인하하거나 심지어는 총판사와 대리점이 수요자를 사이에 두고 무리한 가격경쟁을 벌이던 기존 관행이 사라지면서 공정경쟁의 발판이 마련됐다.
아무리 영업을 잘해도 이익을 남기는 총판사는 하나도 없다던 과거의 명제는 더 이상 성립하지 못하게 됐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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