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대학이 겨울방학을 맞아 긴 동면에 들어갔지만 한양대 통신신호처리연구센터(소장 최승원 교수·전자과) 학생들은 방학인 요즈음 더욱 바빠졌다. 최승원 교수(41)가 이끌고 있는 이 센터는 최근 차세대 이동통신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기지국용 「스마트 안테나시스템」의 개념 설계를 끝내자마자 한텔·대한전선·데이콤 등으로부터 상용제품 공동개발에 필요한 연구비를 전액 지원하겠다는 제의를 속속 받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안테나 빔 형성모듈」은 안테나의 각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이동통신의 통화처리 용량을 기존 안테나에 비해 3배까지 확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최 교수는 이 제품 개발과 관련, 미국에서 4개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현재 한국·일본·중국 등 17개국에도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통신 기지국의 안테나는 고정된 빔으로 통신하고자 하는 단말기 위치와 분포에 무관하게 전파를 송수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량이 몰릴 경우 통신 잼이 발생하고 통화가 끊기는 등의 단점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이 제품을 앞으로 상용화에 성공하기만 하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국내시장만 해도 이동통신 회사별로 전국에 약 3천개의 기지국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1개 기지국의 설치비용 약 10억원 중에 안테나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의 목표는 처음부터 세계시장 제패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오는 99년 7월까지 상용제품 완성을 목표로 최근 한텔·대한전선 등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야심만만한 계획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또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달 통산산업부로부터 「98산업기술대전」의 「기술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투자제의도 3, 4건 받아놓은 상태이다.
한편 한양대 전자과를 졸업한 최 교수는 LG전자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시라큐스대학에서 통신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일본 우정성 통신연구소 등을 거쳐 지난 92년부터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 교수가 수업시간에 가장 강조하는 말은 공학도는 물건을 만들어 내야지 이론공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
『스스로 이 교훈을 실천하기 위해 학생들과 똑같이 실험실을 지킬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표정에서 반드시 세계시장을 제패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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