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기상마케팅" 소비자에 유리할까

 가전사들이 내걸고 있는 에어컨 기상 마케팅이 실현돼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삼성전자는 내년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석달 동안 3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간 날이 12일 이하일 경우 40만원을 예약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또 LG전자는 말복인 8월 16일 기온이 26도 이하이면 쁘레오 등 다른 상품을 에어컨 예약 구매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날씨정보업체인 케더웨이(대표 김찬영) 분석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의 보상조건이 이뤄질 확률은 10% 미만이다.

 삼성전자가 내건 조건은 이뤄질 확률이 3.37%에 불과하다.

 1908년 이후 기상관측 자료가 없거나 불분명한 1951년과 1952년을 제외한 89년 동안 석달 동안 3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간 날이 12일 미만이었던 때는 1934년과 1980년, 1993년 등 세 번뿐이었다.

 이같은 확률은 92일의 절반 이상이 30도를 넘을 확률 16.3%의 5분의 1 수준이다. 89년 동안 6월부터 8월까지 평균 30도 이상 기온일수는 33.36일이나 된다.

 LG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보상조건인 말복(8월 16일) 기온이 26도 이하의 경우 확률이 다소 높다. 89년 동안 8월 16일이 26도 이하였던 날은 1909년과 1912년, 1967년, 1977년, 1987년, 1993년 등 6년으로 확률이 6.7%다.

 그래도 맞지 않을 확률이 90%가 넘는다는 점은 삼성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기상마케팅은 IMF 이후 위축된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다.

 따라서 보험료를 상쇄할 만큼 판매가 늘어나면 가전사 입장에서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확률상으로 볼 때 가전사나 소비자보다 보험회사가 이득을 볼 확률이 더 높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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