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뮤직, 폴리그램 합병후 첫 조직개편 의미

 모기업인 씨그램사의 폴리그램 인수로 세계적인 메이저음반사로 발돋움한 유니버설뮤직그룹이 합병 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덕 모리스 회장은 지난 10일 합병 후 가진 첫 연설에서 『양사의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주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제반 조건들을 갖추게 됐다』며 유니버설과 폴리그램의 통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선언적 발언은 여러모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먼저 양사의 이질적인 기업환경을 빠른 시일내에 해소해 시너지효과를 거두자는 전세계 직원들에 대한 당부로 풀이할 수 있다.

 유니버설은 지난 7월 폴리그램 인수발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갖은 추측들을 불러 왔다. 심지어 『유니버설의 모기업인 씨그램이 폴리그램을 인수했지만 정작은 폴리그램쪽으로 유니버설이 인수당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말까지 나돌았다. 이같은 소문은 폴리그램이란 굴지의 음반사가 유니버설이란 중급규모의 레이블에 넘어가는 것을 시샘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유니버설의 더딘 움직임도 한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 모리스 회장은 이 점을 의식한 듯 전세계 조직개편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단 상층부는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런던과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관장하는 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요르겐 라센을 선임했고 부회장에 브루스 핵, 사장 겸 최고 업무책임자로 자크 호로비츠를 선임한 것은 합병 초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데 따른 인사로 풀이된다.

 그러나 합병에 따른 폴리그램의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폴리그램의 라틴아메리카 사장인 마놀로 디아즈를 지역사장에 그대로 임명했으며 폴리그램의 정보기술 수석 부사장인 조너선 맨리와 인사 수석 부사장인 조너선 스밀란스키도 그 직책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한국 현지법인의 경우 이홍배 현 폴리그램 사장을 임명함으로써 대한 음반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시켰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조직개편은 양 레이블의 이질적 기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적지 않지만 이를 극복하기에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독일·일본·프랑스·브라질 등 5개 주요시장의 사장이 대부분 유니버설 출신으로 짜여져 있어 폴리그램 직원들의 소외감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지역은 유니버설과 폴리그램 양사의 경영진을 대거 포진시켜 이채롭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 레코드와 머큐리 레코드는 곧 합병, 새로운 회사로 출범하게 되며 뉴욕을 근거지로 한 유니버설과 모타운레코드사도 곧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이 6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데프 젬사는 회장인 러셀 시몬스와 리요 코헨, 케빈 라일스가 이끌게 되며 MCA레코드사는 현사장인 제이 보버그가 그대로 기용됐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MCA 뮤직 퍼블리싱의 규모확대.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곧 폴리그램의 출판조직을 합병할 예정이어서 세계 3위권의 출판사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한국 현지법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한국 폴리그램과 유니버설의 합병은 불가피하며 그 시기는 내년 3월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니버설은 현재 한국BMG와 음반 판매대행을 체결한 상태여서 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3월 이후에야 새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니버설과 폴리그램의 합병 규모로 따지면 세계 최대 레이블이지만 수치 그대로 최대 레이블의 가치를 하게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고로 한국 폴리그램의 올 매출은 1백50억원, 유니버설은 35억원 수준이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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