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OUN "위성채널 확보" 움직임에 촉각

 케이블TV 방송대학 채널(OUN)이 무궁화 위성의 방송용 중계기를 임차해 위성방송 채널을 직접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중이어서 방송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OUN이 위성방송 채널을 확보할 경우 방송대 학생이나 일반인들은 위성방송 수신기나 중계유선망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직접 수신할 수 있게 돼 OUN으로서는 굳이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사업자(PP)의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방송계는 OUN의 사례가 향후 방송사업자 구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OUN이 위성방송 채널 확보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은 현재의 케이블TV망을 통해서는 전국의 방송대학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할 수 없는 데다 교육방송(EBS)이 현재 방송대측에 매주 6시간씩 임대해 주고 있는 지상파방송을 내년부터 EBS 위성 채널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재 케이블TV에 가입해 OUN을 시청중인 방송대 학생이 전체 19만8천명 가운데 2만1천명에 불과한 데다 향후 평생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방송권역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OUN은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 초 교육부에 위성방송 채널 확보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며 문화부·정통부·유선방송협회·한국통신 등 관련기관 및 단체와도 조만간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OUN이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위성방송용 중계기 확보비용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OUN은 케이블TV 분배망 사용료로 연간 5억원을 한국통신에 지불하고 있는데 위성용 중계기를 임차할 경우 연간 16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OUN측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통신측에 위성임차비용 할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부족분은 정부의 일반회계에서 지원받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정통부·문화부·교육부 등 부처간 협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측은 일단 OUN에 위성방송 채널을 임차하는 것에 긍정적이다. 현재 KBS·EBS 등 방송사가 전파법상 실용화 시험국 형태로 위성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화부측은 OUN이 케이블 PP를 포기하고 위성방송 채널을 확보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케이블TV 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도 EBS의 향후 위상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OUN과 EBS 채널의 위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

 이같은 정부 각 기관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OUN측은 국민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선 현재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케이블TV에만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판단 아래 위성방송 채널 확보 방안을 강하게 밀어 붙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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