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오라클, ERP시장 블루칩 쟁탈전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이 내년 전사적자원관리(ERP) 수요를 선도할 일부 대기업과 통신업체를 겨냥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도 국내 ERP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이른바 「블루칩」은 포스코를 비롯해 한국통신·데이콤·SK텔레콤 등 4개사.

 포스코와 데이콤·SK텔레콤 등은 이미 ERP공급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갔으며 한국통신도 내년중 도입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ERP 도입은 그 공급규모만 해도 업체마다 수십억원대에 이를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ERP 도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ERP공급업체마다 4개사의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나 이미 시장의 양대산맥인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의 경쟁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공급규모가 워낙 커 인적자원이 부족한 다른 ERP업체들이 수주전에 참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초에 기종을 선정할 포스코·데이콤·SK텔레콤은 「SAP R/3」와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즈 R11」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 선두를 지키려는 SAP코리아와 이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한국오라클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승리하는 업체는 내년도 국내 ERP시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어느 업체가 승리를 거둘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AP코리아는 ERP시장에서의 높은 지명도와 컨설팅업체의 강력한 지원세력을 갖고 있다.

 또 SAP코리아가 보유한 인맥활용 능력도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SAP코리아는 신제품을 아직 출시하지 않아 제품 없이 영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비해 한국오라클은 인터넷에 기반해 프런트오피스제품군을 강화한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을 올가을 내놓아 제품에 바탕을 둔 마케팅활동에서 SAP코리아를 앞서고 있다.

 또 수요처에서 대부분 자사의 데이터베이스(DB)를 쓰고 있어 수주영업이 수월한 편이다. 인맥을 통한 로비능력도 SAP코리아에 못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오라클은 자체 컨설팅 조직을 갖고 있어 외부 컨설팅업체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텔레콤과 데이콤의 기종 선정이 애초 일정보다 두세달 늦어지고 있는 것도 그만큼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의 대결이 팽팽함을 보여준다. 특히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은 통신업체에 대한 수주전의 전초전격인 한국통신프리텔과 하나로통신의 ERP프로젝트를 사이좋게 나눠가져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연말들어 이들 「블루칩」에 대한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의 수주전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두 회사는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별동대를 포함한 사내 인적자원을 막판 수주전에 총동원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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