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국내 3∼4개 전자상거래(EC) 프로젝트가 SET를 표방하며 나섰지만 대부분 「무늬만 SET」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는 무엇보다도 기존의 국내 신용카드 거래체계가 SET의 발상지인 해외와 상황이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상거래 공통의 기본요소인 물류정보의 표준화 정도가 미흡해 체계정비조차 안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존 비자카드·마스타카드·커머스넷코리아 등이 주도한 국내 EC 프로젝트에 적용된 대다수 솔루션이 SETCo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된다.
우선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이 「ONUS」 구조로 이뤄져 있는 것은 SET체계 구현의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ONUS 구조란 특정 가맹점이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카드사의 신용카드 만을 사용할 수 있어 가령 국내에 10개의 신용카드 발급기관이 존재한다면 이들과 복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방식이다. 외국의 가맹점 공동 이용체계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인 것이다.
문제는 SET가 해외의 공동 가맹점 체계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존 ONUS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SET의 기본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EC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 신용카드 소지자가 국내 실물 가맹점에서 일반적인 구매행위를 할 경우도 제약을 받는 것이다.
국내의 할부거래도 일본과 함께 유일한 관행이다. 해외에서는 할부거래 자체가 없으므로 SET에서는 당연히 지원이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의 경우 SET에 할부거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할부거래를 없애든지 「변종」 SET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거래의 바탕이 되는 물류정보의 표준화도 SET체계 구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론 이는 비단 신용카드 기반의 SET 뿐만 아니라 모든 온라인 EC에 해당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거래에 따른 부대비용 최소화」라는 EC의 명제와도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할 때 국내에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SET 방식의 쇼핑몰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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