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자상거래> 생활속의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이 사무실에서 가정으로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신문지상과 방송을 통해서만 접하던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PC에 익숙한 전문가층에서 학생과 직장인 그리고 일반주부에게까지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32)는 여자친구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고민하다 얼마전 화장품 전문쇼핑몰인 코스메틱랜드(http://cosmeticland.shopping.co.kr)에 들어가 4만원짜리 향수를 하나 골랐다. 가격도 적당한데다 화장품 매장을 기웃거려야 하는 쑥스러움도 덜 수 있어 편리하다는 생각에서다.

 데이콤인터파크(http://www.interpark.com), 롯데인터넷백화점(http://lotte.shopping.co.kr), 메타랜드(http://www.metaland.co.kr) 등 국내에 인터넷 쇼핑몰이 첫선을 보인 지 2년여. 전자상거래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란 장밋빛 예측과 함께 2년여의 짧은 기간에 국내에도 3백여개의 인터넷 쇼핑몰이 생겨났다.

 업종도 종합 쇼핑몰에서부터 PC전문점·화장품 전문점·꽃배달 전문점 심지어 성인용품 전문점까지 실생활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다양하다. 초기 백화점과 시스템통합 업체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 등 몇몇 선도적 업체만이 주도하던 것과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또 개별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초기에는 이미 유행이 지났거나 특수 소비자층에 한정된 몇몇 제품만이 올라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도서류·음반류 등 쇼핑몰 사이트별로 상품을 특화해 나가며 상품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 종합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데이콤인터파크 사이트의 경우 음반·식품·컴퓨터용품·주방생활용품 등 14개 품목으로 매장을 구성해 실물 백화점과 비슷하게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계절별로 세일과 판촉상품을 기획해 12월에는 삼성 케녹스 카메라를 12만5천원, 샤프 듀크2 전자수첩을 21만6천원, 인켈 오디오 핌코 235를 45만원에 각각 시판하고 있으며 최근 겨울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키 수요를 겨냥해 리프트와 콘도 숙박권도 할인판매하고 있다.

 최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와 내용이 풍성해지면서 개별 쇼핑몰별 매출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신장세는 신세대층을 겨냥한 전문상품 매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음반과 같은 상품은 컴퓨터에 익숙한 신세대가 주요 소비층인데다 품질과 가격이 전국 어디서나 균일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유망상품으로 부각되며 대부분 음반전문 쇼핑몰이 뚜렷한 매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헬로우서울(http://helloseoul.co.kr)이 지난달 시사영어사 계열사인 뮤직랜드와 손을 잡고 개설한 인터넷 뮤직랜드(http://cd.shopping.co.kr) 사이트의 경우 개설한 지 한달여밖에 안되지만 매일 1만여명이 접속해 하루 평균 3백만∼4백만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인터넷 인기상품인 도서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인터넷 종로서적(http://book.shopping.co.kr)이 하루 평균 매출 4백만원대를 올리기 위해서 2년여에 가까운 기간을 보내야 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매출액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의 하루 평균 매출실적을 실물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규모와 비교하면 아직도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 인터넷 쇼핑몰이 올리고 있는 연간 매출액은 3백여개 업체 전체의 매출액을 모두 더하더라도 1백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알려져 있던 전자쇼핑몰의 실상치고는 상당히 초라한 편이다.

 또 가격 측면에서도 일반소비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 전자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실물 공간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보다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아직까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물량이 적기 때문에 제조업체에서 싼 가격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의 장래에 대해 비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사업으로 단지 2년여의 성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얘기다.

 정진산 메타랜드 대표는 『메타랜드는 입점업체의 매출액에 일정 비율로 부과하는 매출 수수료로 지난해 2백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올해는 4천만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와 같은 성장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입점업체들의 총매출이 약 30억원에 달해 3억∼4억원 수준의 매출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감안할때 초기 투자단계에서의 성과만을 놓고 섣불리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는 지적이다.

 이기형 데이콤인터파크 사장도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선발업체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인터넷 쇼핑몰 사업이 통신환경과 유통업체 구매력, 물류시스템 등 제반 여건면에서 아직까지 취약하지만 미국의 대형서점인 반즈앤드노블스처럼 실물매장과 인터넷매장이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갖춘다면 이른 시일내에 안정된 매출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