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적극 나선 가운데 중소 가전업체들과 외국의 유명 가전업체들 간에 이같은 제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백색가전 전문업체인 물리넥스사는 최근 국내에서 자사브랜드로 생산을 대행해주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시장에서의 생산 및 판매거점을 마련해 줄 전문업체를 찾아 나섰다.
이와 관련, 최근 한 중소업체가 물망에 올라 물밑 교섭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
독일의 브라운사 역시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 줄 중소업체들을 찾아 여러 업체들과 직접적인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뾰족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반면 일본의 트윈버드공업은 국내의 주방용품 전문업체인 남양키친플라워와 지난 8월 기술제휴를 맺고 전기보온밥솥·콤비쿠커 등 소형가전 생산기술을 이전, 최근 첫 생산한 제품을 출시했다.
두 업체는 이 제품들을 내수시장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한편 동남아시장을 양사 브랜드로 공동 개척할 계획이다.
최근들어 이처럼 외국 가전업체들과 국내 중소업체들 간에 제휴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타 산업분야와는 달리 외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가전업체들은 주요 수출 대상국이었던 한국이 IMF이후 환율 급등으로 가전제품 수입량을 급속히 줄이면서 전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된 것.
더욱이 효자상품이었던 전기면도기·전기다리미 등이 한국시장에서 잇달아 반덤핑제소를 당하고 높은 관세를 물게 되면서 기업 이미지도 실추되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수습책이 필요하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긴급히 본사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 때마침 가전 3사의 사업구조조정으로 설자리를 잃은 중소가전업체들이 대거 속출하자 외국 가전업체들은 이들 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외국 업체들은 적당한 중소업체들을 찾아 그동안 수출해왔던 주요 제품들을 한국에서 OEM방식으로 생산,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판매를 확대하는 데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아시아시장의 생산거점으로도 삼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정서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던 것을 생각하면 더없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 유명업체들과 국내 중소업체들 사이의 제휴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단은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외국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투자 및 외자 유치를 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게다가 유통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고급제품이라도 판매확대가 쉽사리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내 중소업체들은 이번 제휴를 통해 해당업체의 본국이나 일본·동남아 등지로의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단순한 OEM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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