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 디지털TV방송의 전송표준으로 확정된 「8-VSB」 방식이 과연 국내 방송환경에 적합한가에 대한 때늦은 논란이 일고 있다.
북미 방식(ATSC)인 8-VSB 방식은 이미 작년 말 정보통신부가 오는 2001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시할 국내 지상파 디지털TV방송의 전송표준으로 공식 채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디지털TV방송에 관한 기술기준을 정통부 장관 명의로 고시했고, 표준화 단체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역시 연말까지 「디지털TV방송에 관한 표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지금에 와서 이 방식이 국내 방송환경에 적합한가를 따지는 것은 어찌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VSB 방식이 기본적으로 미국 규격이라 국내 지형에 대한 고려가 불충분하고, 단일주파수방송망(SFN)을 구축할 수 없어 주파수 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큰 문제는 아니지만 차량에 디지털TV를 탑재해 이동하면서 프로그램을 수신할 경우 화질이 악화되고 차세대 라디오방송인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의 수용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유럽 전송규격인 OFDM 방식은 단일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간이국이나 기간국의 주파수를 통일할 수 있으며 특정 지역에 수신장애 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중계소를 증가시키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동수신시 화질 악화현상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통부측은 방송계 일각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미 작년 말 국내 표준결정시 방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며, OFDM 방식 역시 실제로 폭넓게 검증된 기술은 아니다』며 「VSB 회의론」을 일축하고 있다.
영국에서 현재 실시중인 지상파 디지털방송 역시 SFN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OFDM 방식을 채택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방송장비분야 선진국인 일본이 OFDM의 일종인 BST-OFDM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북미시장 공략에는 국내 표준으로 정해진 VSB 방식이 유리하며, 일본 방송장비업계의 국내 진출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 수신문제에 대해서는 『누가 과연 30인치 정도 되는 대형 디지털TV를 차량에 탑재하고 다니겠느냐』고 반박하며, VSB 방식 역시 자체적으로 에러교정기능을 통해 이동수신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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