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을 둘러싼 현대전자와 LG반도체 간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협상합의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양사는 특히 협상 지체에 따른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동원, 자칫 반도체 부문을 넘어서 양대 그룹 간의 불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은 15일 오후 계동 사옥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사 통합으로부터 기대되는 시너지효과가 크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실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반도체 빅딜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양사의 통합은 과잉투자와 중복투자의 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며 반도체 구조조정 무용론은 통합의 근본적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근시안적인 견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특히 현대전자 측은 『당초 양사가 평가기준 및 절차에 합의하되 미합의때 아서 D 리틀(ADL)사 의견에 따르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LG반도체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LG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LG반도체측은 『현대전자측의 이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양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ADL에 양사의 의견을 제시한다는 내용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또 양사가 통합될 경우, 향후 5년간 △12인치 생산공장 건설 투자비 25억 달러 △연구개발(R&D) 시설 및 비용 20억 달러 △판매 및 일반관리비 10억 달러 △덤핑관세, 로열티 및 특허료 7억 달러 등 총 60억 달러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최근 통합협상과 관련해 LG반도체측의 계속적인 비난과 음해성 정보 유출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우호적인 통합과 통합 후 성공적인 경영을 위해 공개적인 의견표명을 자제해 왔다면서 왜곡된 사실로 계속 당사를 비방하는 저질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성실한 자세로 조건없이 평가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LG반도체는 현대전자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LG는 반도체 통합을 반대한 적이 없으며 단지 정당하고 공평한 기준에 따라 책임 경영주체를 결정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합병 협상을 둘러싼 양사의 감정싸움이 격화됨에 따라 당초 예정된 25일 경영주체 결정 협상은 더욱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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