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증권.부등산 IP 호황 누렸다

 올해는 어떤 IP들이 돈을 벌었을까.

 98년 PC통신업계는 호황을 누렸지만 IP들에겐 외화내빈의 한 해였다. 신규 IP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업체당 평균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 우후죽순격으로 개설된 유료IP 중 70% 가량은 월 소득이 50만원에도 못미쳤을 만큼 살림이 궁핍했다. 하지만 상위 3%의 초대형 IP들은 매월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고소득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최근 PC통신 3사가 올 1월부터 11월말까지 매출액을 근거로 발표한 「98 정보서비스 매출 베스트 20」을 보면 스타IP들의 윤곽이 드러난다.

 고소득 IP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역시 천리안. 20위권에 진입한 업체가 모두 매출 1억원을 넘어서 IP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들이 실제로 가져가는 순수익은 매출의 40∼50% 정도, 독점 정보일 경우 70%선으로 알려져 있다.

 98년의 빅3 IP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증권전산·정보성·DMI통신. 이들 3사는 각각 증권·부동산·투자정보 부문에서 아성을 쌓고 있다. 이 중 종합순위 1위는 주식시세정보를 독점으로 제공하는 한국증권전산. 천리안과 하이텔에서 1위, 유니텔에서는 2위를 기록한 한국증권전산의 올 매출액은 25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데이콤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증권전산이 시세정보를 독점해 폭리를 취하는 대신 무료정보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위는 부동산정보 IP의 종가인 (주)정보성. 오프라인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부동산뱅크가 인기상종가를 달리면서 엄도명 투자분석으로 떠오른 DMI통신의 추격을 따돌렸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IP로는 희성미디어를 꼽을 수 있다. MP3 파일 정보인 SINGSING MP3 자료실로 단숨에 하이텔 4위, 천리안 7위에 오른 것. 온라인 뮤직뱅크의 골든넷 역시 천리안에서만 월 2천만원 이상 고소득을 올린 IP로 지목되고 있다.

 이같은 약진은 신세대들을 중심으로 크기가 작고 음질이 우수한 MP3 음악파일의 다운로드 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다. 하지만 MP3 정보제공업체들은 원저작권자와 인접저작권자에 각각 저작권료 지불부담을 안고 있어 수익률은 일반 IP보다 약간 떨어진다.

 한국무역개발원은 소호형 IP의 대표주자. 외환/무역 실무정보를 천리안과 하이텔에 각각 6위에 랭크시킨 이 업체는 직원이 5명 이하. 사상초유의 외환사태에 힘입어 한때 월 순수익이 1억원에 달할 만큼 사용자들이 몰렸다. 덕분에 천리안에서는 98 최고성장 콘텐츠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밖에 경매정보를 10위권에 올려 놓은 태인컨설팅과, 듀오미팅광장으로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만남을 주선해 주가를 올린 듀오도 올해 성장세가 눈에 띈 IP들. 특히 듀오는 다양한 미팅서비스로 통신 3사를 파상공략해 올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사주도사를 제공하는 (주)포인트라인, 한기평 기업/경영정보의 한국기업평가(주)도 스타IP들.

 한편 올해는 정보의 종류별로 「뜨는 IP와 지는 IP」의 명함도 두드러졌다.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취업 및 창업정보로 외형이 5배 이상 불어났다.

 취업의 경우 종합적인 메뉴를 내놓기보다 「건설 취업정보」 「화이트칼라 취업정보」 「교육·연구직 초빙속보」 「전자·정보통신 전문취업」 등 정보를 특화시킨 IP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건설/건축/인테리어정보는 올해의 성공DB로 손꼽혔다. 창업정보의 경우 상반기의 강세가 하반기 들어 약간 주춤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찬바람을 맞은 IP들도 있다. 지난 5월 이후 서비스가 중단된 성인정보 제공업체들은 톱20위 리스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X등급 성인문」 「에로 VIVA하우스」 「스타누드살롱」 등 통신사별로 20위권 내에 4, 5개씩 성인정보가 포함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엔터테인먼트와 홈쇼핑 분야도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아무래도 IMF 영향으로 통신사용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졌기 때문.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워낙 「바람의 나라」 마니아층이 두터운 넥슨은 올해도 20위권을 고수하며 온라인 게임업계의 대부로 자리잡았다.

 컴퓨터·인터넷 분야의 IP도 예상밖으로 저조한 매출을 올렸다. 이는 네티즌들이 각 동호회를 통해 관련정보를 얻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9년에는 개점휴업 상태의 IP들이 대거 퇴출되는 등 거품이 빠지면서 IP의 수익구조가 한층 개선되고 생활정보들이 무료IP로 전환되며 특화된 정보로 무장한 IP들만이 살아남아 더욱 고소득을 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선기 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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