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대기업 영상사업 구조조정

 삼성·현대·대우 등 3대 그룹의 영상사업 구조조정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대우는 분사를 전제로 영상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삼성도 영상사업단의 독립법인화 등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자구책을 모색중이다. 현대는 계열사인 현대방송뿐만 아니라 금강기획도 그룹에서 떼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금강기획의 경우는 영상사업의 짐을 덜어줄 경우 상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는 점에서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대 그룹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구조조정의 방향타를 잡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물밑작업이 한창인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주)대우는 이미 영상사업부문의 분사를 전제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중이며, 삼성도 삼성영상사업단에 대해 3차례에 걸친 경영진단을 완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대는 지난 7월 현대방송을 독립법인화한 데 이어 최근 금강기획 소유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강남 씨네플러스의 매각을 모색중이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들의 영상사업부문 구조조정은 연말을 앞두고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대우와 현대는 분사쪽으로, 삼성은 분사 또는 독립법인화를 통한 육성방안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영상사업단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이 분분한 실정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음악사업부의 조직재편과 관련, 삼성이 삼성전자로의 이관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문제는 분사를 위한 운용자금이다. 영상사업부문을 분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당장 지원해줘야 하는데 그룹 형편상 영상사업을 위해 이같은 자금을 지원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에 따라 사업축소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아예 그룹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현대방송의 경우 모기업에서 완전 분리될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자체적으로 외자유치를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은 『상당한 경영 노하우를 쌓은 영상사업단을 분사할 수 없다』며 일본 도시바의 형태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어 구조조정의 향방이 묘연해지고 있다. 반면 대우는 분가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경쟁사인 삼성영상사업단의 형태인 독립운영체로 경영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모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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