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세기 디지털 시대 통신.방송 융합 (3)

산업구도의 변화

 통신과 방송 융합의 결정판은 결국 사업자 및 산업구도의 변화다.

 그동안 각종 규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분리돼 왔던 통신과 방송 사이의 장벽은 융합을 축으로 한 기술발전과 규제완화로 인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더욱 가속이 붙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이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통신과 방송서비스가 동시에 제공되는 통신방송의 융합 네트워크로 부상했다.

 미국의 96년 통신법 개정 이후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술발전과 규제완화로 통신서비스시장에서의 경쟁은 이미 가시화됐고 이에 방송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출이 가세하고 있다. 특히 통신산업에서의 경쟁증가는 광대역통신망 구축을 앞당기고 다양한 정보의 분배 및 통신을 제공하는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로 진화,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방송산업도 마찬가지다. 통신방송 융합에 의한 광대역 전송망의 증가는 영상물 수요증가를 가져오고 결국 우수 영상물 확보를 위한 영상물 제작업체의 수평적·수직적 결합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이미 가시화된 방송산업에서의 매체간·채널간 경쟁은 인터넷이나 전화망 등이 영상 전송매체로 이용되면서 더욱 가속될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개별산업의 경쟁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상호진출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영상/통신서비스를 복합제공하는 정보서비스산업이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방송산업이나 통신산업이라는 용어가 정보서비스산업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따른 사업자들의 융합이 가장 활발한 분야가 통신서비스다.

 미국의 경우 시내외 시장에 대한 상호진출은 물론이고 유선과 무선 사업자들간 수평적 결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금력이 풍부한 통신사업자들은 방송시장 및 영상시장 직접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US웨스트는 타임워너에 25억달러를 투자, 25.5%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케이블비전을 매입하는 등 미국내 7개 종합유선방송국(SO) 중 4개 사업자를 전화사업자가 합병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AT&T가 최대 케이블사업자인 TCI를 인수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화사업자의 케이블사업체 인수는 콘텐츠 및 프로그램 제공사업에 진입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고 실제로 피인수된 케이블사업체는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업체를 인수한 경우가 많다.

 케이블TV사업자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수평적 결합을 통해 힘을 축적한 후 프로그램 제공자나 영화사에 대한 수직적 결합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망을 이용한 전화서비스와 인터넷 등 정보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타임워너·디즈니·뉴스코퍼레이션 등이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영화사 등 방송/영상 전부문에서 다각화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최근 형성되고 있는 복합 미디어재벌은 영상물 창구화를 이용한 부가가치 내부화 전략으로 영상소프트웨어 확보와 이를 전송할 다양한 전송망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통신과 방송 융합시대의 산업구조는 기존 형태와는 다르다. 디지털화·양방향화·광대역화로 대표되는 기술발달은 기존 전화·TV·PC로 대표되는 개별산업을 융합, 정보내용물이 하나의 공통된 디지털네트워크를 통해 융합돼 제공되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콘텐츠의 생성과정에서는 음성·데이터·영상 등 정보형태에 따라 제작되지만 컴퓨터기술 발전에 따라 정보의 저장 및 처리는 0과 1의 조합인 디지털 정보로만 표현되는 것이다.

 통신망과 방송망이 모두 디지털정보를 전송하게 되면 망의 구분은 무의미해지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송매체에 따른 산업구분, 통신서비스사업자와 방송사업자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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