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 업계에 또다시 과당경쟁 바람이 일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나래이동통신·서울이동통신·해피텔레콤 등 무선호출 사업자들은 지난 7월 공정경쟁을 결의하고 단말기 보조금 축소를 통해 무료가입을 자제하기로 했으나 최근 보조금을 단말기 원가 수준인 2만7천∼4만원을 지급, 저가판매를 통한 가입자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일선 대리점들도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리점에 할당된 이윤을 포기하고 단말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 과당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는 지난 7월 이후 「공짜삐삐」 문구가 사라지는 등 가입자 유치경쟁이 진정되는 듯했으나 지난 10월부터 무료로 무선호출기를 증정하는 대리점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 최근에는 대부분의 대리점들이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일반 무선호출기를 가입비도 받지 않고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처럼 대리점들이 무선호출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은 최근 무선호출 가입자의 해지가 점점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판매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료가입을 통해서라도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대리점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등포에서 무선호출 대리점을 경영하는 K 사장은 『본사에서 2만7천원의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고객에게 무료로 주더라도 몇천원 손해보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관리수수료와 각종 그레이드 장려금을 고려하면 무료제공을 해서라도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의 보조금 증가와 함께 대리점들이 무료로 단말기를 제공하고 나서자 사업자들이 당초 약속했던 공정경쟁 취지도 무색해졌다. 특히 사업자들은 공정경쟁을 약속하면서 무료로 제공할 경우 서로 벌금을 물리기로 했으나 일선 대리점들이 사업자 구분없이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자 속수무책이다.
사업자측의 한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최저 5천원 정도에 판매하도록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리점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자신들의 몫을 포기하고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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