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변속기 장착 차량 급발진 사고 "이유 있다"

 최근 급발진 사고를 낸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을 소비자단체와 전문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 일부 자동차에서 전자파 장해로 인한 속도증가 현상 등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8일 전자파 장해로 인한 자동차의 급발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와 공동으로 사고발생 차량 4대를 시험한 결과 전 차량에서 급발진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3개 차량에서 속도 증가나 각종 계기등의 점등 등 7가지의 전자파 장해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결과를 보면 기아자동차 「크레도스」의 경우 엔진점검 경고등이 전자파에 의해 영향을 받아 점등되고 속도가 최대 시속 21㎞에서 최소 13㎞ 정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rpm(분당 엔진회전수)은 9백rpm에서 1천2백rpm으로 3백rpm이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전자파 장해로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경고등·안전벨트 경고등이 점등되거나 방향지시등의 점멸속도가 빨라졌고 실제 rpm이 8백rpm일때 1천1백rpm으로 표시됐다.

 대우자동차 「프린스」도 특정 주파수에서 와이퍼 스위치가 「OFF」 상태에서도 작동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아카디아」에서는 전자파 장해로 인한 이상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소보원은 덧붙였다.

 소보원은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 등에 전자파 장해에 대한 정밀조사를 건의하는 한편 해당 제조업체에 조사결과를 통보, 전자파 장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소비자들에겐 시동시 반드시 주차브레이크 레버를 당긴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출발시에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기어변속을 하는 등 구체적인 대처요령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제조회사별 급발진 사고건수를 보면 현대자동차가 전체 1백75건 가운데 62건으로 35.4%, 기아자동차가 57건으로 32.6%, 대우자동차가 46건으로 26.3%, 수입차 5건(2.8%), 현대정공 4건(2.3%), 삼성자동차 1건(0.6%) 등으로 집계됐다.

 차종별로는 쏘나타가 28건, 크레도스 19건, 프린스 17건으로 자동차 3사의 대표적인 중형차종이 상위 3위를 차지했다. 또 엔터프라이즈(기아) 13건, 포텐샤(기아) 11건, 마르샤(현대) 10건, 그랜저(현대)와 아카디아(대우)가 각각 7건 등으로 자동변속기의 장착률이 높은 중대형 차종에서 주로 급발진 사고가 발생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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