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 방송중단 파장

 ○…8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전국적인 「방송중단」 실력행사는 8시간만인 이날 오후 4시쯤 「해제」됨으로써 일단 상황은 종료됐으나 이에 따른 파장은 생각보다 오래갈 전망.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시청자를 볼모로 한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적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정통부가 중계유선을 공정거래위에 제소하기로 한 것은 물론 중계유선들의 「근본적인 불만」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

 ○…중계유선사업자들은 이번 실력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일단 충분히 전달한데다 시청자들에게 계속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여론을 수렴, 무조건 방송을 재개하기로 하고 시청자들에게 방송중단과 관련한 사과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의. 그러나 이날 오전부터 중계유선사업자들의 단체인 유선방송협회의 전화가 폭주해 협회와 연락을 취하지 못한 지역 사업자들은 일단 협회 방침에 따라 방송을 다시 내보내면서도 전국적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친분이 있는 사업자간에 휴대폰으로 연락하는 등 상황변화에 민감한 반응.

 ○…8일 방송 중단에 앞서 한국유선방송협회에는 7일 밤 늦게까지 정통부 차관, 전파방송관리국장, 국민회의 관계자 등이 찾아와 중계유선측의 방송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진땀을 흘렸으나 역부족. 정통부와 국민회의측은 이 자리에서 이미 국민회의 당론으로 확정된 종합유선방송법 개정안 상정 자체를 유보하기는 어렵지만 중계유선의 채널 확대 방안을 문화부측과 협의하겠으며 또 중계유선사업자들이 향후 출범시킬 방송개혁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중계유선측의 요구 사항을 적극 개진할 것을 제안했으나 협회측이 「정통부 차관의 각서」를 요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후문.

 ○…한편 문화부측은 이날 중계유선의 방송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회의·정통부·문화부간에 중계유선의 전송 채널을 20개 정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는데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실력행사를 한다고 해서 채널을 35개까지 확대해주면 『정부의 꼴이 오히려 우습게 되지 않겠느냐』며 중계유선의 무조건적인 채널확대 요구에 부정적인 반응.

 ○…유선방송사업자들의 방송중단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미묘한 입장을 보여 주목. 보급형 채널을 도입하는 등 중계유선과 치열한 시장쟁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일부 SO는 해당지역 중계유선이 오전 8시가 지나도 방송을 중단하지 않자 오히려 『왜 방송을 중단하지 않느냐』고 역공을 펴는 이색 장면도 속출.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SO와 중계유선과의 관계악화가 불러올 파장에 대해 나름대로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 PP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현재 PP가 살기 위해서는 중계유선과의 전략적 제휴관계가 불가피한데 이번 유선방송사업자들의 방송중단 조치가 행여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피력.

<장길수·김위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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