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대우전자 "빅딜" 합의

 삼성과 대우가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맞바꾸는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하기로 했다. 5대 그룹은 또 현대와 LG간 반도체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를 오는 25일까지 확정하기로 하는 등 7개 사업부문의 단일 경영주체를 연내 확정, 과잉 중복투자 분야의 구조조정 작업을 완결하기로 했다.

 5대 그룹은 이와 함께 앞으로 사업구조를 각각 3∼5개의 핵심분야 중심으로 재편하고 계열사를 평균 50%, 최고 70% 이상 수준까지 줄여 현재 2백64개에서 1백30개 내외로 축소하는 혁신적 구조조정을 추진, 지금까지의 선단식 재벌구조를 사실상 해체한다.

 정부와 재계, 5대 그룹 주채권은행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문 5개항 및 실천사항 20개항의 「5대그룹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은 △핵심분야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상호 지급보증 해소 △실효성있는 재무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제고 △정부와 채권 금융기관의 역할 등 5개 부문으로 돼 있다. 이날 합의된 5대 그룹의 핵심업종을 보면 △삼성이 전자·금융·무역서비스 등 3개 △현대가 자동차·건설·전자·중화학·금융서비스 등 5개 △대우가 자동차·중공업(조선)·무역건설·금융서비스 등 4개 △LG가 화학에너지·전자통신·서비스·금융 등 4개 △SK가 에너지화학·정보통신·건설물류·금융 등 4개다.

 또 계열사는 △삼성이 현재 66개사를 금융업종 11개를 포함, 40개 안팎으로 40% 축소하는 것을 비롯해 △현대는 63개를 30개(금융 9개) △대우는 41개를 10개(금융 2개) △LG는 53개를 30개(금융 6개) △SK는 42개를 20개(금융 3개) 내외로 축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현재 2백64개에서 1백30개 내외로 50%, 그룹별로는 최고 70% 이상 수준까지 감축키로 했다.

 사업구조 개편은 비핵심부문 계열사나 사업부문 매각, 종업원·전문경영인의 기업인수를 통한 분사, 합병 또는 계열분리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거액자본 잠식기업, 이자를 갚을 수 있을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 등이 과감히 정리된다.

 5대 그룹은 이같은 비주력 계열사, 사업부문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20조원의 재원을 조달, 금융기관 차입금을 우선 상환함으로써 오는 99년 말 부채비율을 2백%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분기별로 대통령 주재 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채권금융단이 이행실태 평가위원회를 구성, 세부 이행내용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실적 부진시 주거래은행이 강제 워크아웃에 착수키로 했다.

 정부와 재계는 내년 말까지 5대 그룹의 부채비율을 2백%(계열사 평균) 이하로 맞추고 2000년 3월까지 상호 지급보증을 완전 해소하되 이종 업종간 채무보증 15조원 중 내년 3월 말 이전 만기도래분 4조원을 제외한 11조원은 연내에 해소토록 했다. 7개 사업구조조정 업종의 경우 신설법인의 자산이 부채보다 많도록 하고 반도체 부문은 오는 25일까지 경영주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채권금융기관은 각 그룹별로 1, 2개의 주력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 획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고 출자전환으로 대주주가 금융기관으로 변경될 경우 기존 대주주와 약정을 맺어 기존 경영진에 경영권을 부여하되 사외이사 및 사외감사 등을 파견해 경영을 감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5대 그룹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99회계연도부터 결합재무제표를 차질없이 작성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갖추는 한편 사외이사·감사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5대 그룹과 주채권은행은 이같은 내용을 모두 새로운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담아 오는 15일까지 체결하기로 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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