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RF)필터류 전문업체인 텔웨이브(대표 최춘권)는 전자업계에서는 아직 명함을 내놓을 만큼 큰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RF업계, 특히 필터분야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필터 한 품목을 가지고 연간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그것도 수출이 아닌 내수에서 올린 실적이라면 무시못할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 최춘권 사장은 『91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초기에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해왔는데 자본과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95년 필터분야 전문가인 순천향대 안달 교수를 만나면서부터 텔웨이브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텔웨이브는 95년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사업체제를 필터 한 분야에 집중하게 됐다. 이듬해부터 유유와 공동으로 세라믹 DR필터 개발을 시작으로 SK텔레콤과 이동통신기지국용 필터 개발, 정보통신부 우수신기술(필터) 사업자 선정, 중소기업청 WLL용 듀플렉서 사업자 선정 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필터분야에 관한 기술을 착실히 축적해 왔다.
텔웨이브의 이러한 노력이 내수시장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알려지면서 수출시장에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텔웨이브가 필터 전문업체로 변신하면서 발빠른 제품 개발로 주목받게 된 것은 20명의 정예 개발엔지니어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텔웨이브는 그동안 개발부 체제로 개발부문을 운영해 왔으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접어들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앞선 기술이 아니고는 이 난국을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월 부설연구소를 만들었다.
텔웨이브의 부설연구소는 안달 교수를 기술고문으로 학사출신 20명으로 구성, 전체 직원 중 25%가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윤철상 부설연구소장은 『우리는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 경력연구원보다 도전정신과 새로운 연구전통을 쌓아갈 수 있는 신입연구원을 우선 채용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대학원 등에 진학시켜 보다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현재 4명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자랑했다.
텔웨이브 부설연구소는 독립적인 예산편성으로 연구원들이 마음껏 연구할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뒷받침을 하고 있으며 팀별로 프로젝트를 수행, 체계적인 기술습득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특히 연구원 전원에게 스톡옵션제를 도입, 안정적인 연구활동을 유도하고 있으며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제를 도입해 기술발전을 꾀하고 있다.
윤 소장은 『연구소 설립 이후 체계적인 연구활동이 가능해지면서 독자적으로 많은 제품 개발을 해왔다』면서 『이동통신기지국 및 WLL용 듀플렉서와 밴드 패스 필터 등을 개발, 시장에서 큰 호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현재 개발중인 기능이 향상된 DR필터를 비롯해 초소형 필터류, 콕실 밴드 패스 필터 등의 개발을 차질없이 끝내고 IMT2000용 필터와 ㎜크기의 각종 웨이브 컴포넌트의 개발 등을 추진, 필터 전문업체로서 거듭날 계획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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