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선택과 집중

 요즘 부품업계는 일본 TDK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회사가 최근 전자파 노이즈 측정시스템 업체인 미국 EMC오토메이션사를 1천만 달러의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인수했는데 그러한 사실조차 외신은 크게 보도하고 있다. 이에 앞서 TDK는 전계발광(EL)디스플레이를 개발, 샘플을 출하함으로써 디스플레이 사업에 진출했는데 이것도 언론은 자세히 다뤘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의 대표적인 부품업체라는 점 외에도 기행(奇行)에 가까운 전력 때문인 것 같다. TDK는 지난 96년 당시 연간 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1천2백만 달러의 수익을 낸 알짜배기 반도체 회사인 실리콘시스템스를 미련없이 매각해 버렸다.

 또 한편으론 당시 많은 투자를 요하고 위험이 클 것으로 생각됐던 자기저항(MR)헤드사업에 갑자기 뛰어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유망한 사업분야를 버리고 앞날이 극히 불투명한 아이템을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TDK의 판단은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반도체 경기는 나빠졌고 MR헤드사업은 큰 성공을 거뒀던 것이다.

 이 회사에 대한 주위의 눈길이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나중에는 선망의 대상으로 바뀐 것은 사업성이 있는 품목을 가려내는 통찰력이 남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단기간에는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그것이 그 회사 관점에서 주변사업이면 과감히 버렸고, 키워야 할 분야라고 판단되면 투자를 집중했다.

 이같은 경영방식은 90년대 초반 거품경제를 겪으면서 일본의 유명한 부품회사인 교세라와 롬의 경영전략을 분석해 보고 얻은 것이라고 하는데, TDK는 그것의 강도를 더 높였던 것이다.

 최근 우리의 산업계도 빅딜과 워크아웃 등 사업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그 요체는 새로운 밀레니엄에도 우뚝 솟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 기업들도 이번 기회야말로 제대로 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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