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로젝트인 베트남 중앙은행 결제시스템 구축사업 경쟁입찰에서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공공 정보기술(IT) 솔루션의 첫 수출이 유력해지고 있다.
5일 SI업계에 따르면 세계은행(IBRD)의 지원으로 베트남 중앙은행이 총 5천만 달러를 투입해 오는 2002년까지 구축완료를 목표로 추진중인 1차 베트남 중앙은행 결제시스템 구축사업의 가격입찰에서 삼성SDS·현대정보기술·LGEDS시스템 등이 일본과 프랑스 업체들을 제치고 나란히 2·3·4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가격 재입찰에서 1위를 차지한 유니시스의 경우 입찰가격이 2위 업체인 삼성SDS와 70만 달러의 근소한 차이밖에 없는 데다 시스템구축 솔루션이 당초 베트남 중앙은행의 요구와 다른 방식(시스템 4대로 분산처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유니시스는 2대로 대응하는 방식을 제시함)이어서 기술스펙상에 문제가 있다는 현지 언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유니시스는 지난 9월 말 실시된 1차 종합평가에서는 5위권 밖으로 밀렸으나 이번 가격재입찰에서 3백만 달러 가까이 싸게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은 기술점수 7백점, 가격점수 3백점 배점방식의 종합평가제로 이뤄지는데 지난달 중순 벌어진 1차 프로젝트 물량(예가 1천3백만 달러로 추정) 가격재입찰 심사에서 국내 3사는 1천1백만∼1천3백만 달러 수준에서 입찰, 2천만∼3천만 달러로 입찰한 일본업체들(미쓰이·히타치)을 제치고 유니시스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SI 3사는 각각 종합입찰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베트남 현지에 금융·공공 시스템 기술 전담인원을 상주시키고 막바지 영업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에 국내 SI 3사가 제시한 솔루션은 금융결제원이 사용중인 「KIPS」에 기반을 둔 기술로 12월 말로 예정된 최종심사에서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국산 공공솔루션의 첫 해외 수출로 기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니시스와는 기술제안 면에서, 일본업체와는 가격경쟁 면에서 크게 앞서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베트남 중앙은행 프로젝트는 한국업체가 따낼 공산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하고 『이럴 경우 향후 유망시장인 베트남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내 공공분야의 솔루션 경쟁력을 입증받는 계기가 된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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