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지방 사람들에게 모피 코트를 팔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마케팅의 힘이다. 마케팅 가운데서도 광고는 경쟁제품과의 차별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요소이고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부분이어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 해당 품목의 시장을 확대시키는 긍정적 역할도 지대하다.
광고는 특정 제품이 인기상품으로 선정되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 좋은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자업계의 광고는 여느 해보다도 다양하고 독특하면서 치열했다. 특히 이동통신분야의 광고는 올 한해에만 1천5백억원이 넘는 시장규모를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광고유형도 감성에 호소하는 것에서부터 이미지광고·비교광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기법들이 선보이면서 사활을 건 「전쟁」을 무색케 했다.
이통업계의 광고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개인휴대통신(PCS)업계의 공격과 기존 휴대폰업계의 방어가 반복되는 무차별적 포격이었다.
하반기 들어서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되면서부터는 타깃 세그멘테이션(세분화)을 명확히 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의 「18·23대축제」 이벤트 광고나 한국통신프리텔의 「겨울비」편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다.
IMF로 크게 위축된 국내 광고시장에 열기를 불어넣은 것은 PCS업계다. 서비스 이전에는 기존 이동통신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더니 서비스 개시와 함께 각각의 브랜드 알리기로 선회, 나름대로 「튀는 광고」를 총동원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사랑의 019」로 휴머니즘 메시지를 담은 감성적 내용으로 지난 10월 대한민국광고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었으며 한국통신프리텔은 「정보전화 016」으로 기능성을, 한솔PCS는 「미녀와 오리」 「공공장소 통화」편 등을 통해 깨끗한 통화를 강조하고 있다.
냉장고시장도 광고 덕분에 크게 팽창했다. 삼성전자가 가족간의 행복한 분위기를 통해 지펠냉장고의 이미지를 표현한 데 반해 LG전자는 디오스냉장고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무소음」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두 회사의 광고는 어쨌든 양문여닫이형 대형 냉장고시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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