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유통이 대우전자의 국내영업 부문을 인수해 대우제품 위탁판매에 나선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한달여를 남겨 놓고 있지만 올 1월 1일부터 LG전자·삼성전자와 힘겨운 경쟁을 벌여온 한국신용유통의 활동평가는 그런대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신용유통이 대우전자 국내영업을 위탁 경영한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지금까지 탄탄하게 영업력을 굳혀온 LG와 삼성전자의 공세에 못이겨 그나마 유지해오던 시장점유율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신용유통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그동안의 영업 노하우와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으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며 가전전문 판매회사로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한신유통의 올해 매출실적은 7천5백억원선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12∼13% 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가전업체들이 IMF 이전에 비해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것에 비하면 대단히 선전한 것이다. 실제로 세탁기와 냉장고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공세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시장을 잠식, 3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성가를 높이고 있다.
한국신용유통은 대우전자 제품 위탁판매 첫해부터 자립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매출은 줄었지만 유통망·판매구조·물류 등의 사업 구조조정으로 이익을 남길 정도로 내실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아웃 소싱을 통한 택배로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당일 배송 체계를 확립해 고객서비스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신용유통이 현재까지 줄인 비용은 7백억원 정도다. 한신유통의 한달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한국신용유통은 이러한 비용절감 외에 유통망 개선에도 경영력을 집중, 올해 하이마트를 20개 확대하고 점당 매출을 늘리는 데 최선을 다했으며 현장 중심의 소그룹제 운영과 지역밀착 영업으로 할 수 있는 한 매출을 늘리기에 힘썼다.
한국신용유통 관리체계 개선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것은 「턴오버 레이트」라는 회전율 관리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이것은 결국 지난해보다 재고와 매출 채권 1천억원을 줄여줘 1백50억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한신유통의 홀로서기를 위한 변혁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김세겸 사장이다. 금융에 정통한 김 사장은 재고와 채권, 일반관리에서 발생하는 자금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턴오버 레이트도 그의 작품이다. 김 사장은 끊임없이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현장 중심의 경영도 몸소 실천함으로써 영업사원들이 발로 뛰는 영업을 실현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신용유통의 대우전자 제품 위탁판매가 그동안 대리점 위주로 이루어져온 가전유통 시장에서도 가전양판점 성공가능성을 가늠케 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응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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