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이후 꾸준한 경기호황세에 힘입어 연간 40%가 넘는 급팽창을 거듭해온 국내 시스템통합(SI)산업이 국제통화기금(IMF) 도입으로 인해 올해 중소업체들의 경쟁력이 취약해지면서 시장규모는 물론 사업자 및 기술인력이 모두 급감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스템통합연구조합(이사장 김광호)이 최근 국내 1백45개 SI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98년 국내 SI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 SI사업자는 11월 현재 1백24개사로 지난 2월보다 무려 21개사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극심한 투자위축으로 시장수요가 급감하면서 D사를 비롯한 8개사 등이 아예 SI사업을 포기한 데 이어 H사 등을 포함한 13개사가 합병이나 인수로 인해 사실상 퇴출당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SI시장 규모도 크게 줄어 올 예상매출은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4조3천1백8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중 대형업체들의 감소세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소폭 늘어난 반면 중소업체들의 매출 감소폭은 클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IMF로 인해 기업신뢰도가 수주시장의 주요변수로 떠오르면서 공공·민간 시장에서 대형업체들의 경쟁우위가 두드러졌던 결과로 풀이된다.
올초 3만명이 넘었던 SI 전문기술인력도 11월 현재 15% 이상 줄어든 2만8천6백여명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수행경험이 많은 우수인력들의 퇴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국내 SI산업 경쟁력 저변확대에 걸림돌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환경이 악화되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국내 SI산업 발전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중소업체들은 특화된 전문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대형업체들은 이들과 컨소시엄을 통한 프로젝트 공동참여로 저가입찰을 막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특히 전반적인 시장환경은 수주격감으로 악화되고 있으나 조직의 슬림화와 핵심역량 집중을 위한 새로운 정보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고조되고 업무재구축(BPR) 관련 컨설팅과 4대 사회보험 등을 비롯한 19개 중앙부처 30여개의 정보시스템 아웃소싱 분위기에 힘입어 내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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