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17억달러 대 2백37억달러.」
이는 최근 반도체 관련 두 시장조사기관이 전망한 2001년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다. 그 차이는 두배가 넘는다. 그렇다 보니 반도체업체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시장. 다른 분야와 달리 제조업체가 한국을 포함한 미국·일본·대만·유럽 등 20개가 넘고 감산 및 반덤핑 제소 등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변수가 수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측의 어려운 면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시장 전망치 자료를 보면 시장조사기관이 제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달 시장 전망치를 선보인 데이터퀘스트사는 향후 D램시장이 99년 30%, 2000년 72%, 2001년 62%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1년에는 5백17억달러가 된다. 그러나 또 다른 조사기관인 캐너스인스탯사는 최근 향후 D램시장이 99년 21%, 2000년 31%, 2001년 35%라는 상이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 회사가 이를 바탕으로 예측한 2001년 D램시장 규모는 2백80억달러 정도다. 세계 반도체업체 마케팅 전문가들의 모임인 국제반도체무역통계(WSTS)는 이보다 더 보수적인 시장 전망치를 선보여 D램시장이 2001년에는 2백37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 예상 매출액이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D램시장이 언제부터 하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난다. 데이터퀘스트측은 2001년 피크를 기록하고 2002년부터 하강곡선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 반면 캐너스인스탯사는 2002년 피크를 기록하고 2003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1백28MD램의 시장경쟁력에 대해서도 데이터퀘스트측은 부정적으로 본 반면 캐너스인스탯사는 상당기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망은 업체들에 향후 투자금액과 시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좌표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95년 이후 시장 전망과 실적이 크게 빗나가면서 시장전망기관에 대한 업계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년전만 해도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를 그대로 적용해 향후 투자를 결정했으나 이제는 참조만 할 뿐 국내 반도체 3사 모두 자체 시장전망치를 산출, 이에따라 투자를 집행하는 형편』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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