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밴시" 등장으로 VGA 3각구도 형성

 「리바TNT」와 「새비지3D」로 양분된 3D 그래픽칩시장에 「부두밴시」가 뛰어들어 3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초까지 3D 그래픽카드 칩은 탁월한 가속기능과 글라이드(Glide)기능을 앞세운 3Dfx사의 「부두」와 「부두2」가 게임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하반기 들어 3D는 물론 2D까지 완벽하게 지원하는 엔비디어(Nvidia)사의 리바TNT가 등장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지난달 출시된 S3사의 새비지3D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들이 10∼13만원대의 중저가를 무기로 시장에 나오면서 고가의 리바TNT칩을 탑재한 제품을 사지 못한 사용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3Dfx사가 이번에 2D기능을 새롭게 채택해 리바TNT에 도전장을 내민 부두밴시 칩을 개발, 이를 탑재한 그래픽카드가 17∼20만원대에 나오면서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나섰다.

 현재 부두밴시 칩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로는 시그마컴의 「밴시3D」,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엠파이어 플래셔」, 제이스텍의 「어벤져FX」 등 국내 제품과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의 「몬스터 퓨전」, 크리에이티브사의 「3D 블라스터 밴시」 등 외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대만 등에서 제조돼 들여온 OEM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일단 부두밴시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냉정한 편이다. AGP 1배속만 지원하는 데다 비교적 평범한 화질의 2D 그래픽을 지원하는 외에는 큰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번 컴덱스에서 발표된 3Dfx사의 차세대 칩솔루션인 부두3의 사양대로 획기적인 2D 코어를 갖춘 새로운 칩이 나와야 부두의 부활이 이뤄질 것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이 같은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출시되는 부두밴시 제품은 몇가지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새비지3D부터 불기 시작한 SG램의 채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산 OEM 제품들은 대개 SD램을 채택하고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나오는 제품들일수록 SG램 채택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최근 경쟁적으로 이뤄진 SD램과 SG램의 벤치마크 때문. 벤치마크 결과 SD램보다는 SG램이 3D그래픽 가속성능이 더 우수하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와 SG램 채택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을 마친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엠파이어 플래셔」는 1백33㎒ 7나노초(ns)의 고속 SG램을 탑재하기도 해 SG램의 고속화 경쟁도 과열되는 분위기다.

 이 밖에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칩의 열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는 방열판 설치가 일반적이었으나, 밴시 카드들 중에는 고가의 냉각팬을 채택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밴시의 성공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화질면에서는 부두의 장점인 「글라이드」기능을 별도로 지원하는 3D게임에서는 눈·비 등의 색다른 효과를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지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다이렉트3D 지원게임에서는 리바TNT보다 눈으로 느낄 정도로 색감이 좋지 않고, 중저가형인 새비지3D와 비교해 볼 때도 큰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부두의 부활은 내년 출시될 부두3가 어느 정도의 화질을 보여줄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것도 그래픽카드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3D랩스사의 퍼미디어3칩이 올해말이나 내년초 출시됐을 때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부활이 성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구정회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