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개발사의 증가와 기술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산게임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기있는 외산게임을 국산게임처럼 탈바꿈시켜 게이머들에게 별미를 제공하는 아마추어 모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PC통신 천리안에 소모임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낸 「에사모」가 화제의 모임이다. 「에디트(Edit)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자인 에사모는 외국게임을 우리 정서에 맞게 만드는 것을 기치로 삼고 있다.
이들의 주특기는 3가지로 압축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능력치나 보유한 아이템을 늘려주는 에디팅, 외국게임에 담긴 데이터를 변형시켜 한국판으로 개작(?)시켜 주는 패치작업, 그리고 영어나 일본어로 되어 있는 윈도용 게임을 한글화시켜 주는 컨버전작업이다.
중·고등학생이 주축을 이룬 에사모는 그래픽·프로그래밍·번역 등에서 아마추어라고 보기 어려운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외산게임이 나오면 데이터소스를 일일이 분석한 다음 자신들이 변형시키고자 하는 요소를 하나하나 해독하고, 다시 프로그래밍하거나 그래픽 처리를 하는 이들은 부분적이지만 재창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더그라운드(?) 개발자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결성된 지 석달만에 1백50여명의 열성회원을 확보한 에사모는 「패치를 만드는 사람들」 「컴퓨터게임 한글화 모임」 「에뮬레이터 한글화 모임」을 매월 조직해 나가며 현재까지 51건의 패치작업을 해냈다.
그동안 가장 공을 들인 작업은 메이저리그 야구게임 「하드볼6」와 「피파축구98」 등을 코리안리그로 만들어낸 것이다. 무려 22차례의 패치버전을 만들어낸 하드볼의 경우 선수와 경기장은 물론 각종 기록까지 감쪽같이 한국시리즈로 바꿔놓았다. 피파축구와 월드컵98 시리즈도 10여차례가 넘는 패치버전을 제공해 게임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에사모는 국내의 한 PC게임개발사로부터 신작개발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고 그동안 닦은 기량으로 일조를 하고 있다.
에사모의 창립자 박수찬씨(동국대 전산학과 1학년)는 『그동안 일과성 모임으로 그쳤던 에디터 모임이 전문가그룹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자신있게 밝혔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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