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11월 토론내용

"IMT 2000" 국내 개발동향

 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4일 전경련 회관에서 「차세대 이동통신(IMT 2000) 국내 개발 동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일본·유럽 등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IMT 2000사업의 기술 개발 및 표준화 현황과 전망에 관해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11월 모임에서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료 및 핵심 부품 국산화, IMT 2000 수출 주력상품으로의 육성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는 이미 CDMA분야와 관련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IMT 2000사업을 정보통신 전략 분야의 하나로 육성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제조업체 및 서비스업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국내보다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

 △허진호(아이네트 사장)=우리나라는 이동통신과 관련해 CDMA기술 세계 첫 상용화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IMT 2000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뒤처지고 있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더욱이 유선보다는 무선 분야가 점차 강세를 보이는 통신시장 추이를 볼 때 IMT 2000 분야의 전략적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영기(삼성전자 IMT 2000 개발담당 이사)=우리나라가 IMT 2000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기초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일본 등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기초체력이 충분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면 되지만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새로 출발하기 때문에 뒤질 수밖에 없다. 기반기술 확보 등 주변 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체뿐 아니라 연구기관·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지원이 절실하다.

 △장병수(한국통신 IMT 2000 사업팀 장)=기반기술이 허약하면 장기전에는 반드시 패할 수밖에 없다. 한두 가지 제품은 빛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낙오된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 분야는 전형적인 계단식 기술 개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술이 축적되지 못하고 부분적인 성과를 이룬 후에는 사장되는 경우가 흔하다.

 기술 축적이 바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 나아가 궁극적인 통신 선진화로 이어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IMT 2000 분야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CDMA기술을 처음으로 상용화했다고 하나 사실 시스템 분야를 제외하고는 외국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IMT 2000에 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리라 본다.

 △한기철(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동멀티미디어연구부장)=CDMA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그나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시스템 분야다. TDX교환기의 국산화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시스템 분야가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핵심부품은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주문형반도체(ASIC) 및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퀄컴에 주는 로열티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할 정도로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IMT 2000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칩 국산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하재구(인포메이션컨설팅 본부장)=IMT 2000은 업체에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홍보가 절실하다.

 IMT 2000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보다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표준화 동향이나 선진 기술에 힘을 쏟는 것 못지 않게 일반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가 선보여야 한다.

 △한상기(미디어서비스 사업팀 부장)=IMT 2000과 관련해 기지국과 기지국, 망과 망 사이의 인터페이스에 관한 기술적 논의는 활발한 데 반해 단말기내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는 다소 소홀하지 않나 생각한다.

 IMT 2000이 단순히 시스템업체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면 소프트웨어·콘텐츠업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기술적 논의가 광범위하게 진행돼야 한다. 자칫 절름발이식의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도 뒤따라야 한다.

 △이남희(한국전자통신연구원 무선통신망연구부장)=지금까지 IMT 2000에 관한 다소 비관적인 의견이 많이 제시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IMT 2000 분야는 우리나라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내가 아닌 세계를 목표로 IMT 2000 상품 개발에 나설 때 가능하다. 현재 IMT 2000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으면 한다.

 △김천사(전 두산정보통신 사장)=IMT 2000 추진과정에서 나오는 분분한 의견은 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목표와 방향만 확실하게 잡혀 있다면 이같은 문제점은 어느 분야에서나 나올 수 있다. 장·단점을 아예 덮어놓기보다는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장점은 키워 나가고 단점은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IMT 2000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리=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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