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텍전자 백승혁 사장
IMF 이후 가전·컴퓨터 부문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업체 대부분이 전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IMF를 호기로 삼아 업계 1위 업체로 부상한 기업이 있다.
바로 주기판을 비롯해 각종 컴퓨터 카드류를 공급하는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다. 이 회사는 IMF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업계 2위로 만족해야 했지만 IMF 이후 자금난에 봉착한 주기판 대형유통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이제는 시장점유율 50% 이상의 1위 업체가 됐다.
주기판 판매량도 크게 늘어 지난해 월 1만5천장 수준이던 것이 올들어서는 월 평균 2만장을 넘어서는 등 30% 이상의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IMF 이후 위축된 시장경기를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장이다.
『IMF 영향 속에도 주기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주요 경쟁업체들이 도산한 이유도 있지만 1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입니다.』
백승혁 사장은 이의 일환으로 제품 포장·사용설명서를 고급화해 제품 성능과 사용편의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임을 강조했다. 백 사장의 마케팅 전략이 적중하면서 매출부진으로 유통업계가 몸살을 겪고 있는 현상황에서도 올해 매출은 지난해 3백80억원보다 70억원이 늘어난 4백5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유니텍전자라고 해서 IMF위기를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IMF 직후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전체 직원 70명 가운데 20%에 달하는 10여명을 감원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또 미국 달러화가 크게 오르면서 연말에는 8억원 이상의 환차손을 입어야만 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연초 경쟁업체의 연쇄부도로 주기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만한 업체가 없자 주기판 주문량이 폭주했고 2·4분기 이후에는 감원조치된 직원을 포함해 30∼40명 가량의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어음 등 여신거래 일색이던 결제조건이 현금으로 크게 개선된데다 고급형 제품을 선호하는 DIY족이 늘어나면서 용산전자상가내 컴퓨터 매장 5곳 가운데 3곳이 이 회사 제품을 추천할 만큼 제품·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돼 유니텍전자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유니텍전자는 대산만 제품 수입 유통업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주기판 생산공장을 설립해 삼보·대우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로 생산공장을 가진 기업이 됐습니다. 내수 1위로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이젠 외화획득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백 사장은 과거 메모리모듈 수출사업에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남미·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내년도 매출 6백억원을 달성하고 2000년에는 7백40억원, 2001년에는 9백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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