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에나비스타 "인어공주"-20세기 폭스 "아나스타샤" 신경전

 비디오메이저사인 브에나비스타와 20세기폭스사가 각각 만화비디오 「인어공주」와 「아나스타샤」의 12월 출시를 앞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사는 상대 작품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 등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인어공주」와 「아나스타샤」는 때아닌 장외경쟁까지 펼쳐야 할 처지다.

 양사는 출시일 결정에서부터 시소 게임을 벌였다. 당초 20세기폭스는 11월 24일, 브에나비스타는 12월 8일 각각 출시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폭스측이 갑자기 일정을 12월 4일로 바꿨다. 일정변경의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어공주」를 의식한 게 분명했다. 그러자 브에나비스타측도 일정을 1주일 앞당긴 12월 1일로 바꿨다. 『맞불경쟁이라면 「아나스타샤」보다 먼저 나가는 게 나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두 작품 모두 12월 1일 동시 출시하는 것으로 결말이 났으나 양측의 세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폭스측이 『「인어공주」가 5년여 전 이미 선보인 「구작」』이라고 공격을 퍼부은 것. 이에 대해 브에나비스타측은 『「구작」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영상·음향을 새롭게 단장해 오히려 미국에서는 처음 출시될 때보다 2배가 많은 1천5백만개가 팔렸다』고 반박하며, 「아나스타샤」의 국내 흥행참패를 꼬집어 역공을 가했다.

 이에 폭스사는 「흥행부진」의 원인을 알아보겠다며 전국 16개 도시를 돌며 시사회를 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 이에 뒤질세라 브에나비스타는 전국에 포스터와 스탠디를 배포하며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구작이 아닌 클래식의 걸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양사의 경쟁을 종합한 판세를 보면 아직까지는 막상막하. 「인어공주」는 이미 한번 출시됐다는 단점이 있지만 널리 알려진 「명작」인데다 「월트디즈니」라는 높은 브랜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아나스타샤」는 폭스사의 첫 극장 애니메이션이란 점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으나 애니메이션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낮고, 극장흥행에 실패했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양사는 모두 대여판매시장과 소비자판매시장에서 각각 판매량 6만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판매 회사들의 자존심 싸움도 재밋거리다. 「인어공주」는 스타맥스가 판매하고, 「아나스타샤」는 우일영상이 공급한다.

 양 진영의 승부는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업계는 두 작품이 애니메이션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경쟁을 결코 싫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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