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대국 시범사업> 텔레토피아 "신천지"가 눈앞에...

 정보통신서비스 패러다임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전화 중심의 기간통신서비스가 데이터와 비디오를 중심축으로 하는 새로운 부가통신서비스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통신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부가통신은 이제까지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제까지의 부가통신은 PC통신과 붐을 이루고 있는 인터넷, 그리고 기존 전화서비스의 부가적 기능 등 제한적인 의미에서 통용되는 기간통신서비스의 아류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로운 부가통신은 기간통신산업 위주의 통신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패러다임 변화는 광대역 전송기술 상용화와 멀티미디어서비스 수요확대 추세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단초는 정보대국 시범사업에서 시작된다.

광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가 흐르게 한다는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기존의 통신산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무너뜨릴 정도의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네트워크 사업자, 서비스운용업자, 정보제공업자(IP), 콘텐츠 제공업자(CP) 등 정보통신서비스 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보대국 시범사업이 종국에는 통신서비스의 역무별 경쟁체제를 와해시키고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구조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까지 전망한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이제까지 기간통신의 아류에 불과했던 부가통신을 기존의 기간통신서비스를 뛰어넘게 만들 잠재력이 있다.

 특히 이는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광대역망의 등장과 멀티미디어서비스 수요계층의 확산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가공할 폭발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기반인 광대역 네트워크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기존 전화망에서의 정보 전송속도는 잘해야 56.6Kbps에 불과했으나 정보대국 시범사업에서 운용되는 네트워크는 이와 차원을 달리한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에서 설계하는 네트워크 용량은 1.5Mbps 이상의 T1급 회선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대 10Mbps까지 제공된다.

 느린 속도에 짜증을 냈던 일반 가입자들의 집까지 엄청난 크기의 파이프가 매설되는 것이다.

 그 파이프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상상 속의 파이프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현실로 다가왔다.

 94년경 케이블TV 기술을 이용해 선보였던 광대역네트워크는 이제 일반 전화망으로까지 발전했고 올해 들어서는 위성통신망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무선케이블TV망도 유력한 광대역네트워크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이동무선망과 지상파TV를 이용한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이처럼 다양한 루트에서 다가오는 광대역네트워크는 정보대국 시범사업자에 신규수요를 창출하도록 해준다. 특히 최근 2, 3년 사이에 크게 발전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정보대국 시범사업자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개발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광대역네트워크에 접목할 경우 하지 못할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극장, 비디오로나 가능했던 영화관람도 이 광대역 네트워크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자상거래를 준비해왔던 각 기업들은 이제까지 네트워크의 협소성 때문에 신규사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지 못했지만 광대역네트워크가 발판이 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존 전화망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자는 지난 7월 두루넷 서비스에서 그 면모의 일단을 드러낸 상태다.

 두루넷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보대국 시범사업자가 꿈꾸는 멀티미디어사업은 광대역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서비스 영역을 음성전화에서 데이터통신, 주문형을 중심으로 한 비디오전송서비스까지 확대할 것이다.

 게임이든 뭐든 CD롬 타이틀마저 이를 통해서 구입하는 시대가 왔고 지도조차도 여기서 살펴보면 된다.

특히 정보대국 시범사업자들의 역할은 무소불위(Almighty)다. 이들 사업자는 직접적인 가입자 관리를 바탕으로 IP, CP 등 소프트웨어 부문과 과수금 대행 등 SI 부문까지 총괄한다. 디지털 위성방송에서 일반화된 플랫폼사업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대국 사업자의 역할과 가능성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보대국 시범사업자야말로 멀티미디어시대의 기간통신사업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치는 관계자들은 2005년까지는 이들이 현재의 기간통신사업자를 압도하는 사업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통신시장 구도를 다시금 고정통신 중심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80년대 후반 들어 부상한 이동통신에 통신시장의 주전자리를 내주고 있는 고정통신의 입장에서는 다시 무대의 주역을 꿰 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특히 비디오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멀티미디어는 수요층이 이동성보다는 고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사업화하고 있는 고정통신시장 부상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정보대국 시범사업을 발판으로 한 고정통신에 다가오는 2000년대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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