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가 시장을 양분하는 형태로 전개돼온 국내 산업전자용 PCB원판 시장이 국내 업체간의 경쟁 구도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엔화상승으로 인한 일본산 산업용 원판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데다 단납기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세트업체의 PCB 구매 패턴에 힘입어 국산 산업전자용 원판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전량 수입돼온 0.1∼0.4㎜ 두께의 초박 원판이 국내 업체에 의해 개발됨에 따라 이들 시장도 조만간 국산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거친 (주)두산과 한국카본 및 신규 참여한 LG화학 등 국내 산업전자용 원판업체들이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일본 등 외국 업체가 지배력을 행사해온 국내 산업전자용 원판 시장이 국산 위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PCB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국내 산업전자용 원판 수요량의 60% 정도가 일산 등 외산이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외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외산의 비중이 55% 정도로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세트업체의 단납기 구매 관행이 정착되면 납기조건이 유리한 국산 원판을 사용하려는 PCB원판업체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중소 다층인쇄회로기판(MLB)업체들은 저가에 외산 원판을 구매하기 힘들어 상대적으로 구매하기 쉬운 국산 원판을 더욱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 PCB업체 관계자는 『이는 성급한 판단』이라면서 『구매 볼륨이 큰 대기업의 경우 국제시세에 산업용 원판을 구매할 수 있고 일본 등 외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시장 잠식을 우려, 가격을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산 초박 원판업체들이 국제적으로 원판에 대한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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