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PCB업체들 대규모 동박사업 추진.. 국내업계 악영향 우려 "긴장"

 세계 인쇄회로기판(PCB)시장을 놓고 우리나라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만이 대규모 동박사업에 참여, 국내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유수 PCB업체들은 핵심소재중 동박을 자급하기 위해 공동출자 형태로 동박전문 생산업체인 금거개발동박회사를 설립, 내년 4·4분기부터 산업용동박(UCF)을 양산키로 했다는 것이다.

 20억 대만달러(한화 8백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금거개발동박회사는 올해안에 25억 대만달러(한화 1천억원)를 투입, 대만 운림과기공업지역에 연산 1만2천여톤 이상의 UCF 공급 능력을 지닌 동박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UCF 동박과 관련된 첨단 노하우를 갖고 있는 영국 ETL사로부터 기술 라이선스를 매입, 18㎛와 12㎛짜리 초박 UCF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단시일내 국제적인 품질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국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금거개발동박은 차세대 PCB공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만 유수의 PCB업체 후원까지 업고 있어 대만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레이저드릴의 30% 정도가 대만으로 유입되고 있을 정도로 대만 PCB업체의 기술 및 설비투자는 대규모로 단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빌드업·마이크로BGA·플립칩 등 차세대 PCB공법을 이용한 첨단 PCB분야에서 조만간 한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마찬가지로 첨단 PCB용 동박을 거의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대만 PCB업체들이 동박 자급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에 진입할 경우 국내 PCB업체는 물론 원판·동박업체들은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만 PCB업체들이 자국내 소재 및 장비업체와 공동으로 PCB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데 비해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품질 등 각가지 이유를 들어 국산 소재 및 장비를 거의 외면, 스스로 국산 PCB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소재 및 장비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소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PCB업체로부터 제품 사용 승인을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워 먼저 외국업체로부터 제품 사용 승인을 획득, 저가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결국 저가의 원자재를 사용하는 외국 PCB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도와주는 부메랑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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