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서버업계, "불황의 골" 점점 깊어진다

 비디오서버업계가 IMF 한파에 따른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IMF사태 이후 불어닥치기 시작한 내수불황의 여파로 대표적인 방송장비의 하나인 비디오서버업계도 올들어 매출이 작년의 10% 이하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IMF사태 이후 단 1대의 장비도 판매하지 못한데다 연말까지도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업체도 늘고 있다.

 한국텍트로닉스(대표 윤상태)는 지난 3월과 5월에 KBS광고국과 교육방송에 각각 8억원과 6억원 상당의 비디오서버를 공급한 데 이어 7월에는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인 KTV에 1억2천만원 상당의 비디오서버 「프로파일(PDR 200)」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작년 비디오서버분야에서 20대 이상을 팔아 4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린 이 회사는 올 회계연도(6월∼99년 5월)에는 전체 매출액이 2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디어스트림」으로 작년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국HP(대표 최준근) 역시 올해에는 MBC에 2억원 상당의 「E541A」기종을 추가 공급하는 데 그쳤고, 미국 시체인지사의 비디오서버 「미디어클러스터」 등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산암텍(대표 오정선)은 지난 4월 종합유선방송국(SO)인 한국케이블TV 경기방송에 3억원 상당의 「스폿시스템」을 공급하는 데 머물렀다.

 비디오서버사업에 참여했으나 경기침체로 아예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한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작년 7월 지역민방인 울산방송에 「마브S110」 제품을 공급한 바 있는 동유무역(대표 승병선)과 올해 초부터 미국 ASC사의 관련사업을 맡은 영도상사(대표 정서원)도 매출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또한 미국 ADT사의 비디오서버 「애드넷」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세통상사(대표 이봉우)와 네덜란드 필립스 디지털비디오시스템(DVS)사의 국내 디스트리뷰터인 삼아전자(대표 인기환) 역시 판매실적이 전혀 없으며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도 연말에나 가야 성사 여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부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환율인상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비가격을 30% 정도 인하했는데도 주요 수요처인 지상파방송·지역민방·PP 등의 자금난이 극심해 신규수요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 매출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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