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네트워크포럼 98 가을> 그곳에 가면 "넷맹"도 눈을 뜬다

 초고속 정보통신시대의 맥은 네트워크다. 최근 핵심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자상거래(EC) 역시 기반 인프라는 네트워크다. 네트워크가 없는 정보통신은 있을 수 없다.

 90년대 초반부터 몰아닥치기 시작한 「네트워크 열풍」은 이제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바다에서 자유로운 항해를 한다. 「페이퍼워크」는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존재하고 모든 것이 「전자업무」로 바뀌었다.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이젠 네트워크를 모르면 「넷맹」이란 비난을 받아야 할 만큼 네트워크는 대중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업계는 90년대 초반 이후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다. 기업마다 경쟁적으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네트워크업계의 사정은 달라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된서리를 온몸으로 맞은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네트워크 설비투자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활용도 제고 측면에서는 고무적인 일일 수 있으나 업계로선 몰아닥친 한파에 시달려야만 했던 한해였다.

 그러나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네트워크산업은 놀라울 만큼의 기술적인 성장을 보였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음성·데이터통합(VoIP)은 앞으로 네트워크를 대변할 만큼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이는 잇단 통신업체의 네트워크업체 인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사가 유리시스템스를 인수한 것에 이어 노던텔레컴이 베이네트웍스를 인수했고, 다시 루슨트테크놀로지스가 랜넷을 인수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인수·합병이 많았던 것이 올해 네트워크업계의 특징이다. 이밖에 알카텔과 에릭슨 등 대형 통신업체들의 네트워크업체 인수설이 끝없이 나돌았다.

 이같은 통신업체의 네트워크업체 인수가 유행처럼 번진 것은 네트워크의 기술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통신업체로선 그동안 통신업체 중심의 절대적인 통신권력(?)을 향유해 왔다. 음성 중심의 통신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소비자보다는 업체가 우위에 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것이다. 소비자는 값비싼 통신비용을 내더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통신은 별도의 세계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데이터 정보만을 제공해 오던 네트워크업계에 음성통합이라는 기술이 가미되면서 기존 통신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음성통신업체들이 요구하는 요금의 10% 수준밖에 안되는 비용으로 소비자들은 데이터와 음성 통신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기존 체계가 업체 중심의 통신시대였다면 현 체제는 소비자 중심의 통신시대로 역전된 것이다. 이 말은 곧 데이터통신을 여는 서막과도 같다.

 이에 잔뜩 긴장한 음성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네트워크업체들을 인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앉아 있다간 통신의 주권이 네트워크업체들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덩치가 큰 음성통신업체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네트워크업체들을 품안에 끌어안고 있다.

 올해 IMF체제를 맞아 국내 네트워크시장이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음성·데이터통합의 기술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학교 및 공공기관들의 네트워크 구축은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 통신업체인 두루넷이 상용서비스를 개시했고 하나로통신도 곧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음에 따라 이들 시장에 대한 수요도 있다. 결국 네트워크는 IMF 한파를 타고 있긴 해도 시대적인 수요에 의해 나름대로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네트워크 포럼 98 가을」은 이같은 네트워크 기술동향을 알리고 음성·데이터통신시대를 알리는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 또 각사가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술 및 영업전략에 대해서도 밀도 있는 의견이 개진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네트워크 포럼은 「멀티미디어 통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 전화선을 통해 전용선 속도의 인터넷 접속속도를 낼 수 있는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및 이동통신기술과 멀티미디어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도 이루어진다.

 먼저 오는 17일 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현황과 발전방향」에서는 오는 2010년까지 구축될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대한 국가 시책을 소개한다. 초고속 가입자망 구축시 모든 가입자를 광케이블로 연결할 뿐 아니라 고속 디지털전화선, 무선가입자망 및 케이블TV망도 활용할 것이라는 정부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쌍용정보통신의 「고속 이더넷 기술 소개」와 「ADSL 구축사례 및 서비스 방향」은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고속 이더넷에 대한 쌍용정보통신의 자체 기술개발 소개와 멀티미디어통신의 총아로 급부상하고 있는 ADSL의 영업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발표가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기술동향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 기술개발 방향 및 개발계획에 대해 소개하며 비동기전송방식(ATM)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어시스템즈는 「인텔리전트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주제로 기가비트이더넷 솔루션, ATM상의 멀티미디어서비스 기술동향, ATM상의 가상랜, 글로벌 다이얼업 솔루션 및 ATM상의 음성전송 등 최신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네트워크 분야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인텔은 18일 「네트워크 신기술 동향과 인텔의 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2002년 네트워크 2대 업체로 부상한다는 이 회사의 사업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기가비트이더넷 기술과 앞으로 시장동향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국내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의 전문가들은 프레임릴레이 발전동향, EC구축 요소기술, 광전송기술 등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활용기술을 발표한다. 올해 4월 3회에 이어 4회째를 맞는 이번 네트워크 포럼은 EC시대의 개화를 앞두고 기반 인프라로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돼 더욱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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