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자상가 조립 PC매장 매출구조 변화

 IMF 이후 대형 전자상가내 조립PC 매장의 매출구조가 바뀌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국제전자센터·테크노마트 등 서울지역 대형 전자상가에 밀집돼 있는 조립PC 매장의 주력제품은 과거 PC 완제품이었으나 IMF가 본격화된 올들어서는 비교적 단가가 낮은 주변기기 또는 핵심부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일반 PC매장의 매출 가운데 조립PC 완제품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70% 이상이었으며 나머지 30% 미만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CD롬 드라이브·그래픽카드·주기판·사운드카드·프린터·모니터 등 주변기기나 PC 부분품이 차지했다.

 하지만 IMF 이후 가계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PC 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40% 이하로 크게 줄었고 거꾸로 주변기기나 부품 매출비중은 2배 이상 신장해 60%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조립PC 매장은 완제품 판매감소로 줄어든 매출을 주변기기 또는 부분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취급품목을 PC용 소품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용산 나진상가에서 조립PC 매장을 운영하는 송일석 사장은 『예년의 경우 조립PC 완제품을 사려는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한달에 30여대 가량이 판매됐으나 올들어서는 조립PC 판매는 10대 안팎으로 줄어들고 업그레이드나 DIY용 부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났다』며 『조립PC 완제품보다는 주기판·CD롬 드라이브·사운드카드·모뎀 등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PC사용자들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PC를 구입하기보다는 주요 부품만을 바꿔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해 사용하려는 알뜰 지혜가 보편화되고 최근 DIY 붐을 타고 PC 조립을 돕기 위한 비디오 교재와 서적이 속속 출시되면서 PC를 싼값에 손수 조립하려는 DIY족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립PC 완제품 판매량과 판매비중이 크게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부수작용으로 서울지역 전자상가의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행위 또한 감소하고 있다.

 서울지역 전자상가내 조립PC 매장이 SW 불법복제 행위로 적발된 건수는 매년 40∼50건 가량이었으나 IMF 이후 현재까지 적발된 건수는 10여건 안팎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IMF 이후 사법기관과 단속기관이 불법복제 단속을 한층 강화하면서 저인망식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불법복제 비율은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국제전자센터의 D전자 운영자는 『과거 조립PC의 판촉수단으로 불법복제된 SW를 무상으로 제공해왔지만 최근에는 고객들 대부분이 완제품이 아닌 PC 부분품을 주로 구입하기 때문에 불법복제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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