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바꾸는 게 나은가.」
최근 반도체업체들이 고주파 및 고속 처리 반도체 신기술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이 분야를 둘러싸고 신·구 기술간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통상 1㎓이상의 주파수 대역 신호를 처리하는 고주파 처리 반도체는 2.5㎓를 기준으로 그 이하에는 BiCMOS공정을 이용한 실리콘 반도체가, 그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는 갈륨비소(CaAs)화합물 반도체가 그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초 IBM이 만년 「미래의 반도체」라 불리던 실리콘게르마늄(SiGe) 반도체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하면서 기존 고주파 처리용 반도체시장 구조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는 고주파 처리가 가능하면서도 가격이 비싸고 전력소비가 많은 갈륨비소 반도체의 약점을 극복한 기술로 알려졌다. 특히 갈륨비소 반도체와 거의 비슷한 고주파 대역 신호처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를 하나의 다이에 집적할 수 있어 향후 시스템 온칩을 구현하는 데 있어 더욱 유리하다는 것이 IBM측의 주장이다.
IBM은 올해는 저잡음 증폭기(LNA), 전압제어 오실레이터(VCO), 전력증폭기, 트랜지스터 등 단일 기능을 갖춘 7종의 제품만 선보였지만 오는 2001년까지 이동통신 단말기에 쓸 수 있는 원칩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존 기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유럽의 반도체업체인 필립스는 최근 IBM이 공개한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와 특성이 거의 유사한 BiCMOS공정의 실리콘 반도체 기술을 발표했다. 「Qubic3」로 명명된 이 기술은 갈륨비소 반도체나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처럼 고주파 처리가 가능하지만 제조비용은 이들의 3분의2 수준이라고 필립스측은 설명했다. Qubic3의 최대 주파수 대역은 70㎓에 이르며 주파수 이득이 1이하로 떨어지는 통상 동작영역은 30∼34㎓로 알려졌다.
필립스는 내년 이 기술을 적용, 약 25종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첫 번째 제품으로 3.5㎓ 주파수 합성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미국의 반도체업체인 TI는 통상 반도체 제조에 적용되는 CMOS공정을 이용해 최고 초당 2.5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속 CMOS기술을 지난 상반기에 발표한 바 있어 CMOS기술도 급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언리미티드사는 오는 2005년 고주파 처리용 반도체시장과 관련해 실리콘 소재 반도체가 71%, 갈륨비소 반도체가 20%, 실리콘게르마늄반도체가 9%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해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 비중이 현재 0에서 9%로 크게 늘어나는 것 외에 전체적으로 현재 시장구도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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