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대우 가전전략연구소 임무생 상무

 『생산이나 기타 부수적인 업무는 최악의 경우 아웃소싱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연구활동만은 아웃소싱이 불가능합니다. 요즘 같은 불황일수록 연구활동을 더욱 강화해야만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요.』

 대우전자의 가전전략연구소를 맡고 있는 임무생 상무는 세탁기 연구소장 시절 「공기방울 세탁기」 신화를 창조해내는 등 연구활동에만 반평생을 바쳐온 인물답게 연구소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대우전자가 지난 3월 세탁기와 냉장고 부문을 대상으로 설립했던 가전전략연구소의 업무영역을 최근 에어컨과 전자레인지·청소기 등 5대 백색가전제품 전반으로 확대, 백색가전 부문의 연구기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우전자의 경우 그동안 백색가전 부문의 중앙연구소가 없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매번 주어지는 업무를 수행하느라 중장기 개발계획을 추진할 틈이 없어 오랜 준비기간을 필요로 하는 선행기술 개발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가전전략연구소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최소한 10년 이상 세계 기술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신기술 개발을 통해 내년부터는 5대 백색가전제품 부문에서 매년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임 상무는 『가전전략연구소를 히트상품 개발을 위한 기술뱅크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 아래 최근 냉장고의 전력소모량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 및 세탁력을 높이면서도 세탁물의 엉킴현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세탁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가전전략연구소가 진행해온 연구성과를 반영한 획기적인 신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대우전자의 가전전략연구소는 연구인력이 임 상무를 포함해 36명뿐인데다 1년 예산도 인건비를 포함해 총 40억원 정도에 불과, 사용빈도가 낮은 측정 장비 및 설비 등은 각 사업부에 있는 장비나 정부산하 연구소·학교연구소 등의 것을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있는 등 최소한의 비용만을 투자하고 있어 대기업의 중앙연구소치고는 너무 빈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임무생 상무는 『각 사업부의 연구소 및 기획팀이나 해외법인 등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기존에 갖춰놓은 설비와 정보력을 활용한다면 적은 인력과 설비를 가지고도 히트상품을 개발하기에 충분하다』며 『중앙연구소는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갖춰놓아야 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대우전자는 물론이고 타사의 경우 중앙연구소와 개별 사업부의 연구조직간 업무영역 구분이 확실치 않아 같은 과제를 동시에 연구하는 등 중복되는 경우가 잦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중앙연구소를 운영하면서도 투자효율이 낮았지만 가전전략연구소는 소수정예의 연구소로서 처음부터 자생의 기틀을 갖춰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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