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메디칼, 불황 속 호황 눈길

 IMF 관리체제 이후 대다수 의료기기업체가 극심한 판매부진을 보이고 있으나 유독 멸균소독기 전문업체인 한신메디칼(대표 김정렬)은 재고가 없어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려 관련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신메디칼은 해외는 물론 내수 주문까지 쇄도, 1천ℓ급 멸균소독기 등 일부 고가 기종의 경우 납기를 못 맞출 정도로 수주가 밀려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달 말 현재 이 회사의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8.4%, 내수는 31.7% 증가했으며 매출 목표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높인 1백20억원(수출 1백50만달러)으로 수정했다.

 이같은 불경기속의 판매 호조에 대해 이 회사측은 원화 가치하락에 따른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강화, 꾸준한 해외 전시회 참가 및 홍보 활동, 성능개선노력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SO 9002, EN 46002 등 각국의 주요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입 장벽을 제거한 것이 이같은 불황속의 호황을 가져온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내수분야에서도 IMF 체제 이후 외산 장비를 사용하던 병원들이 높아진 수입 가격 때문에 고기능의 국산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연초 서울대병원이 1천49ℓ급 고가 장비 등 제품을 대량 구입한 것도 이 회사 제품의 신뢰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회사가 처음 국산화한 1천49ℓ급 증기멸균기는 물 배출기(Water Ejector)와 응축기로 구성된 진공장치를 내장, 소음과 고장을 크게 줄였으며 선진공 방식과 후진공 방식을 동시에 채택해 멸균과 건조 효과를 높인 것이 장점이다. 또한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택, 사이클의 진행·기록 및 모니터링을 자동으로 제어하며 자주 사용하는 기본 사이클 프로그램을 내장해 일일이 프로그램을 재조정해야 했던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이처럼 차별화된 전략으로 매출 호기를 맞은 한신메디칼의 김영헌 이사는 이러한 상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감소한 예산으로 장비를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내수시장 마진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1∼2년의 하자 보증기간도 4∼5년까지 늘려 줘야 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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