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PC가 반도체·모니터에 이어 국내 경제를 이끌어갈 수출 효자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우통신·LG전자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올들어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반면 환율인상, 세계 PC제조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물량증가 등 해외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해외영업망 확충 등을 통한 수출 총력체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 현재 국내 PC제조업체들의 PC 총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3% 증가한 1억9천만 달러로 이 가운데 노트북PC는 단일 품목으로 1억5천만 달러를 기록, 89.8% 증가했다.
더욱이 삼보컴퓨터·대우통신·LG전자 등 주요 PC제조업체들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해외에 현지법인 및 지사를 설립하고 미주시장 위주에서 벗어나 일본·유럽 등 새로운 해외시장을 본격 개척하는 동시에 오토PC·핸드헬드(H)PC·팜PC 등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PC 컴패니언을 개발해 해외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또 기존 민수시장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정부기관 등 관수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 초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합류한 엑스정보산업·현주컴퓨터 등 조립 PC업체의 수출물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올해 PC 총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백% 가량 증가한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올해 초 영업팀을 수출 위주로 재편하는 등 전사차원의 수출총력체제를 갖추고 기존 주기판(마더보드)·반제품(베어본시스템)·완제품 등 3개 기종 수출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완제품 위주의 수출전략을 구사하면서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특히 지난달 코리아데이타시스템즈와 공동으로 미국에 설립한 현지 판매법인인 e머신스의 본격적인 영업 전개 이후 20만대의 초저가PC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힘입어 올해 PC 완제품 수출규모가 22만대에 1억5천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1만3천대에 1천7백만 달러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최근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반면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미국 동부지역에 지사를 새로 설립하고, 대우전자 등 계열사와의 연계 수출을 강화하는 등 수출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해 올 상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 가량 증가한 5천8백만 달러(7만2천대)를 기록했다.
대우통신은 특히 최근 노트북PC에 이어 데스크톱PC에서도 세계 PC인증기관인 NSTR의 인증 마크를 획득한 데다 미국 민수시장은 물론 군·연방정부에 대한 공급을 추진함으로써 연말까지 20만대에 1억5천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노트북PC와 이동형 컴퓨터로 수출전략을 이원화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컬러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를 채택한 HPC(모델명 페넘익스프레스)를 개발, 해외시장에 출시해 한 달 만에 5천여대의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해외영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엑스정보산업(대표 박광수)은 최근 수출전담 부서를 새로 구성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올 상반기에 홍콩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 등 주변기기에 대한 21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으며 일본 S상사를 통해 자사브랜드 PC인 「엑스컴퓨터」 3만3천대의 제품 수출을 완료했다. 엑스정보산업은 올해 말까지 총 3천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출할 방침이다.
현주컴퓨터(대표 김대성)도 최근 수출업무를 전담할 해외사업팀을 새로 설치하고 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동남아지역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수백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완료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내년부터 미주 및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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