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반대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벌이고 있는 반도체 단일회사 경영주체 결정을 위한 컨설팅업체 선정 협상마저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어 반도체 빅딜과 관련한 정부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과 구본준 LG반도체 사장은 지난 3일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중재로 만나 AT커니사와 베인앤드컴퍼니사 등 2개 컨설팅업체로 압축됐던 반도체 단일회사 경영주체 결정을 위한 외부평가기관 선정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양사 사장은 오히려 2개 컨설팅업체가 이번 빅딜의 평가기관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제3의 컨설팅업체를 다시 선정키로 합의, 외부 평가기관 선정 작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양사가 AT커니사와 베인앤드컴퍼니사 중 한 업체를 실사기관으로 선정키로 했던 당초 합의를 번복한 것은 2개 컨설팅 회사가 각각 현대그룹·LG그룹 측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일로 예정된 정·재계 간담회 이전까지 평가기관을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양사의 실사작업을 마치기로 했던 당초 일정은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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